이석구 대표가 이끄는 '자주' 생활용품 매장 내 속옷 불티
발빠른 트렌드 반영이 인기 비결...편안한 착용감에 기능성도 굿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속옷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나홀로 뜨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타벅스 12년 장수 CEO를 지낸 이석구 대표(72)가 이끄는 자주(JAJU)다. 자주는 속옷 전문 브랜드가 아닌 생활용품 브랜드다. 자주에서 판매하는 속옷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1만4000종이 넘는 상품 중 하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주가 속옷으로 올린 매출만 300억원에 달한다. 1만4000여종 제품을 판매하는 자주가 지난해 올린 매출 2700억원(추정치)에 비하면 11%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토종 속옷 브랜드가 침체기를 겪는 상황에서 자주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트렌드'를 빠르게 읽기 때문이다. 이는 이 대표의 '발빠른 대응' 경영 철학과 맞아 떨어진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 대표 시절부터 "트렌드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사업의 명과 암을 정한다"고 강조해왔다.
2010년 이전엔 화려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의 '예쁜 속옷'이 잘 팔렸다. 하지만 최근엔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하면서 착용감이 편안하고 다양한 기능이 더해진 속옷이 각광 받는다. 대표적으로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5년 한국 시장에 입성한 유니클로는 진출 10년 만인 2015년 패션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유니클로에서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카테고리가 속옷과 히트텍이다. 지난 2018년 일본 불매 운동이 번지기 전까지 이들 기능성 언더웨어는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불매 운동으로 유니클로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소비자는 '자주' 속옷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 워라벨 문화로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헬스, 요가, 필라테스, 등산 등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인구가 급속히 늘었다. 이에 따라 화려한 디자인에 몸매 라인을 살려주는 속옷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의 속옷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반면 쌍방울, 비비안, BYC 등 토종 속옷 브랜드는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에 밀려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매출 성장은 정체됐고,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졌다. 쌍방울 매출은 2012년 1587억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타며 3년 째 900억원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23억원 적자로 3년 연속 부진한 모습이다. 비비안도 지난해 매출액(1880억원)은 전년 대비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5%나 줄었다.
유일하게 BYC가 영업이익 267억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이는 부동산 매각에 따른 것으로 본업인 속옷 사업은 부진했다. 이들 브랜드도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점차 '예쁜 속옷'에서 '편안한 속옷'으로 콘셉트에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판매 채널만 고수하는 것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온라인 비대면 구매 성향이 커지면서 실적 하락세이 더욱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주의 속옷 사업 확대는 노련한 CEO의 트렌드 읽기가 주 배경"이라며 "앞으로도 자주의 속옷 사업 인기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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