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자기결정권 보장, 국제인권기준 부합하는 계기 되길"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대법원이 동성 군인 간 성관계 및 유사 행위에 대해 군형법상 추행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판결에 대해 "환영한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송두환 위원장 명의의 성명문을 통해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뤄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상 추행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이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1일 군형법상 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2명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남성 군인 A씨 등 2명은 2016년 9월과 12월 영외의 B씨 독신자 숙소에서 성관계를 맺어 군형법상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다른 남성 군인과 6회에 걸쳐 성관계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 군형법은 군인 등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징역 2년 이하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검찰도 이 조항에 따라 A씨 등 2명을 기소했다. 이후 1심은 "현행 규정은 영외에서 자발적 합의로 이뤄진 행위에도 적용된다"며 일부 유죄 판단했고, 2심도 쌍방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동성인 군인들이 영외의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로 항문성교를 비롯한 성행위를 한 경우에도 현행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는데, 결국 전합은 군형법상 추행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률의 문언만으로는 이성 간에도 가능한 행위이고 남성 간의 행위에 한정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현행 규정의 동성 군인 간의 성행위 그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는 해석이 당연히 도출될 수 없다고 했다.
인권위는 성명문에서 "2010년 헌법에 정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군인 동성애자들의 평등권 및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다"며 "2017년 7월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에선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위한 핵심 추진과제로 해당 조항 폐지를 명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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