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원룸에 불을 질러 전 여자친구와 같이 있던 남성 등 총 2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22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A(27)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에서 선고된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은 실랑이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피고인이 빌라에 들어가서 화재가 발생하기까지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가서 원룸에 들어간 뒤 휘발유를 뿌려 실랑이를 벌이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촉박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피해자가 라이터로 불을 붙일 동기도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겁을 줄 의도로 휘발유를 뿌렸다고 주장했지만 구매한 11ℓ의 휘발유 전량을 모두 원룸에 뿌렸고 겁만 줄 의도였다면 굳이 원룸 내부에 뿌릴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여 화재를 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범행으로 모두 생명을 잃었고 유족은 평생 치료가 어려운 상처를 입었으며 당심까지 납득이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1심 판결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사정변경이 없고 1심 판단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합리적 범위에 벗어나지 않아 존중해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2월 10일 오전 7시 43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의 한 원룸에 들어가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방화, 전 여자친구인 B씨와 같이 있었던 남성 C씨를 숨지게 한 혐의다.

또 화재 당시 이들과 함께 있었던 또 다른 남성은 화상을 입었다.

범행 직전 A씨는 편의점에서 생수 6개와 라이터를 구매했고 인근 주유소에서 생수통을 비운 후 휘발율 11ℓ를 구매, 생수통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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