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벌]옛 국과수 분원 들어가 '공포영상' 촬영…처벌은?

기사등록 2022/04/24 09:00:00 최종수정 2022/04/24 09:49:43

공포체험 영상 촬영 목적 침입한 BJ들

1심 "무리한 촬영 위해 국가기관 침입"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공포영상'을 찍겠다며 옛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분원에 무단으로 들어가 영상을 촬영했다면, 인터넷 방송 BJ(인터넷 방송 진행자)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1심 법원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공포체험 영상 등을 주로 올리는 BJ A씨는 부산 영도구 소재 구 국과수 남부분원에서 공포 체험 영상을 촬영하기로 계획했다.

국과수 남부분원은 2011년 경남 양산으로 이전한 뒤 지난해 9월까지 방치된 상태였다. 인근 주민들도 이 곳을 다시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A씨는 평소 자신의 방송에 출연하며 보조 역할을 하던 B씨와 함께 지난해 9월6일 구 국과수 남부분원에 몰래 들어가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생중계 플랫폼으로 이 영상을 송출했고, 유튜브에도 편집 영상을 업로드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 새벽 출입금지라고 적힌 푯말이 붙어있는 철제 바리케이드를 넘어 구 국과수 남부분원에 들어갔고, 이 곳에서 50분간 촬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이 영상에서 A씨 등은 '부검을 한 곳이다', '타 죽은 사람이 있었다', '죽은 사람 냄새가 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 국과수 남부분원은 연구용 시설로 사용돼 이 곳에서 실제 부검이 이뤄진 적은 없다고 한다.

결국 수사 끝에 검찰은 A씨 등 2명을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명 이상이 공동으로 주거침입한 것으로 조사될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는 공동주거침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부산지법 당시 형사17단독 이성은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개인방송을 위해 무리한 촬영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보안이 유지돼야 할 국가기관에 허가 없이 침입한 이 사건 범행은 그 동기, 경위, 수법, 침해법익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 중한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삼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