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올해도 MBK파트너스·박현종 회장 등에게 1568억원 현금 배당
2019년 406억, 2020년 750억 이어 더 급증한 배당금
1700명 넘는 가맹점주가 벌어들인 수익, 고스란히 극소수 주주들이 가져가는 셈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bhc가 연간 영업이익 대부분을 극소수의 국내외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bhc는 지난해 1700여명의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본사가 공급하는 생닭 등 핵심 품목 가격을 7차례나 올리며 큰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bhc는 이 수익을 단일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물론 캐나다 연기금 펀드 2곳, bhc 박현종 회장 등 극소수 주주들에게 사실상 몰아줬다.
bhc는 특히 한국에서 치킨 사업으로 4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사모펀드가 핵심 주주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미래를 위한 투자나 사회 공헌보다는 극소수 주주들을 위한 현금 배당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bhc 한해 이익, 그대로 극소수 주주들에게 배당해
25일 관련 업계와 bhc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bhc 매출은 4771억원, 영업이익은 1538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9.2%, 영업이익은 18.3% 증가한 것으로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이다.
bhc는 역대급 실적만큼 MBK파트너스와 박현종 회장 등 극소수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현금 배당도 크게 늘렸다.
bhc는 2019년 당기순이익 406억원을 올렸는데 이듬해 극소수 주주들을 위한 배당금도 똑같은 406억원에 달했다. 2020년에도 752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올렸는데 이중 750억원을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했다.
bhc는 올해에도 1568억원을 극소수 주주에게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1538억원)보다 30억원 더 많은 것으로 미래 사업을 위한 이익잉여금을 거의 남겨 놓지 않은 채 극소수 주주들에게 매년 이익 대부분을 나눠주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bhc의 지분 100%를 보유한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의 지분율에 따라 MBK파트너스(지분율 40%) 627억2000만원, 캐나다 연기금 2개 펀드(지분율 50%) 784억원, 박현종 회장(지분율 10%) 156억8000만원을 각각 현금으로 배당 받는다는 계산이다.
◆가맹점주 대상 공급가 인상으로 '고수익 유지' 목소리도
특히 bhc의 영업이익률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32.2%에 달한다. bhc는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핵심 주주로 사모펀드 특유의 '고효율' 경영으로 동종 업계가 넘보기 힘든 영업이익률을 올렸다는 평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65%에 그쳤고, 업계 3위인 BBQ도 영업이익률이 16.7%에 머문다.
bhc가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 비결은 가맹점수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데다 지난해는 가맹점에 제공하는 식용유와 부분육 등 핵심 품목들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린 것과 연관이 있다.
실제로 bhc는 가맹점수가 2019년 1518개, 2020년 1619개, 2021년 1717개 등으로 매년 100개 정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bhc는 지난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들의 가격도 시기를 달리하며 7차례 올린 바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치킨무 (275원→315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7만4800원→8만2500원), 치킨박스(중)200매(4만2000원→4만5000원), 일회용케첩 200개(6900원→7270원) 등 무려 51개 품목 가격을 일제히 올리기도 했다.
bhc는 올 들어서도 1717개 가맹점을 상대로 생닭 가격 정책을 또 한번 조정한 바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생닭 공급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국내 생닭 시세가 평균 2000원을 넘을 경우 bhc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생닭 가격을 6050원으로 연동해 올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bhc 본사는 가맹점주들이 반드시 본사로부터 공급 받아야 하는 생닭 가격을 종전 5850원보다 200원(3.41%) 더 올려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bhc 2019년 매출이 3186억원에 그쳤지만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4770억원으로 49.7% 급증한 것도 가맹점들에 공급하는 핵심 품목 가격을 올리며 bhc 본사가 수익 방어를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12시간 의무 영업' 방침에 일부 가맹점주 불만 제기도
bhc 가맹점주들은 bhc 본사의 또 다른 경영 방침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원부자재 공급가 ▲무리한 가맹점수 확대 ▲운영시간 12시간 강제 등으로 bhc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벌어 들인 수익이 고스란히 극소수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bhc 가맹점을 5년 이상 운영해온 A씨는 "bhc가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 근본 이유는 지속적인 가맹점수 증가에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본사 정책에 비협조적인 가맹점주들은 가맹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들을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3년간 bhc 가맹점 253개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가맹점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12시간 운영을 강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bhc 가맹점주인 B씨는 "bhc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12시간을 영업하도록 본사가 강제하고 있다"며 "가맹점주 상황에 따라 매장 운영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본사가 이를 막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이어 "하루 12시간 근무 외에 한 달 휴일은 이틀만 낼 수 있다"며 "본사 규정을 어기면 나중에 가맹점 계약 해지를 당할 수 있어 가맹점주들은 불만이 있어도 이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bhc 본사 "가맹점주와 소통 전혀 문제 없다" 입장
하지만 bhc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주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개선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부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bhc 본사는 '가맹점 협의회' 운영이 대표적인 본사 차원의 소통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bhc는 이 협의회를 통해 가맹점 운영에 대한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외부 변수로 인해 생닭 가격이 폭등했을 때도 협의회 소통을 통해 bhc 본사가 가맹점주들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bhc 본사는 또 '가맹점 상생경영 100억원 지원' 프로젝트로 낙후된 점포 환경을 개선하고, 경영난을 겪는 가맹점을 상대로 맞춤 컨설팅을 벌이는 등 가맹점주를 위한 활동도 계속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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