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뮤직카우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증권' 결론
제재 보류 조건 이행해야…'사업 구조' 재편될 전망
혁신금융 없으면 증권신고서 제출해야…편의성 ↓
투자자 보호와 이용 편의 절충안 '묘수' 필요할 듯
당국, 발행·유통시장 상충 방지와 시장감시 요구해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음원 조각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가 자본시장법망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금융당국의 요구안에 맞춰 6개월 동안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사업구조 재편을 하게 돼 어떤 모습으로 다시 운영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했다.
뮤직카우는 자본시장법상 공시규제 위반에 따른 제재 대상에 해당할 수 있으나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을 조건으로 제재 절차는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뮤직카우 옥션, '일단 멈춤'…혁신금융 없으면 거래 편의성 떨어질듯
이번 조치로 투자자 입장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변화는 옥션이다. 옥션이란 주식시장에서 IPO(기업공개)와 같이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발행해 유통시장인 '마켓'에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옥션은 조건 이행 여부에 대한 증선위 승인 때까지 당분간 멈춘다.
금융당국의 요구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사업 재편을 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거래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주식시장과 같은 시장감시 체계 등이 요구되는 만큼 이용자 경험이 달라지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추후 증선위 승인을 받은 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지 못하면 옥션을 진행할 때 증권신고서 제출 등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곡의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발행할 때는 물론, 옥션에 참여한 투자자가 유통시장에서 매매할 때에도 증권신고서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혁신금융이 없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옥션 과정에서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투자자 보호 장치가 강화되고 주식시장에 준하는 체계가 마련되는 만큼 투자자 이용 편의를 고려하면서도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묘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뮤직카우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1금융권과 제휴를 맺고 투자자 명의 실명계좌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가상 계좌가 아닌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해 관리하도록 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숙제' 받아든 뮤직카우, 사업 재편 어떻게?
금융당국의 뮤직카우 제재 절차 보류 조건은 총 7개다.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분리에 준하는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마련하고 시장감시 체계를 갖추는 방안이 요구됐다.
금융위는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모두 운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유통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며 분리에 준하는 이해상충방지 체계, 시장감시 체계 등을 갖추는 경우 예외적 허용하도록 했다.
뮤직카우는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모두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은 이중 유통시장만 살리거나 상당히 높은 수준의 '차이니즈 월(정보교류 차단규제)'을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뮤직카우 입장에서는 유통시장보다 발행시장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어 발행시장을 놓기보다 법률 검토를 거쳐 이해상충을 제거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뮤직카우 전체 영업수익 중 발행시장을 통해 발생하는 '저작권료참여권처분이익'은 57.9%에 달한다. 수수료 등 유통시장 매출인 '유저마켓매출'은 11.4%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 장애대응, 정보보안 등에 필요한 물적설비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합리적인 분쟁처리 절차와 사업자 과실로 인한 투자자 피해 보상 체계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 금융위는 투자자 권리·재산을 사업자의 도산위험과 법적으로 절연해 안전하게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구조 등에 대한 적정한 설명자료, 광고 기준을 마련하고 약관을 교부해야 한다. 모든 조건을 이행 완료한 뒤 금융감독원 확인, 증선위 승인 때까지 신규 저작권료 참여청구권 발행, 신규 광고 집행은 불가능해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거래 이용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뮤직카우가 고민을 통해 묘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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