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진출로 지산IC 개통 지연 공방 과정서 통계 논쟁
강기정 "4곳 뿐이다"-이용섭 "20여 곳 이상이다"
각기 언론 인용·제한적 추산치 근거…공식집계 없어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6·1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을 앞둔 이용섭·강기정 예비후보의 TV토론에서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IC) 개통 지연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두 후보는 지산IC처럼 전국에 1차로(좌측) 방면 진출로가 몇 곳인지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펼쳐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강 후보는 지난 19일 열린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TV토론에서 교통사고 위험 우려에 따른 지산IC 개통 지연 문제를 파고들며 이 후보의 민선 7기 시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곧바로 설계 변경 경위·보완 대책을 설명하며 "1차선 도로에서 빠져나가는 진출로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20곳도 넘는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는 설계 변경 전 자문 결과 등을 들어 재반박하는 과정에서 "(좌진출로가) 제가 알기론 전국에 4곳이 있다"고 맞받았다.
이어 "서울 올림픽대로에 2곳은 40년 전에 만들어졌으니 안전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을 것 같고, 화순 국도에 있는 것은 교통량이 많지 않다. 무안공항IC 가는 고속도로 끝자락은 종점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도 "전국에 4개뿐이라는 것은 아주 잘못된 정보다. 서울 15곳, 경기 1곳, 부산 1곳, 전남…"이라고 되받아쳤다. 이후 사회자의 진행 발언으로 이 후보는 말을 맺지 못했다.
강 후보가 주장한 전국 좌측 진출로 4곳은 서울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국도 29호선(화순 이양면 람덕마을 방면), 무안~광주고속도로 무안공항IC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지산IC 개통 지연을 다룬 언론 보도에서 언급되던 사례를 인용했으며, 제2순환도로와 여건이 비슷한 고속화도로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고 강 후보 캠프 측은 설명했다.
앞서 광주시도 지난해 10월 7일 자 '광주시, 제2순환도로 지산IC 11월15일 개통' 보도 자료를 통해 '전국적으로도 지리적 혹은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서울 강변북로, 울림픽대로, 국도 29호선 화순 람덕마을, 무안~광주고속도로 무안공항IC 등이 좌측 방향 진출로로 이용되고 있다'고 적은 바 있다.
이 후보의 발언 근거는 포털 지도 서비스 등을 활용한 추산치에 기반한다.
이 후보 캠프는 ▲서울 15곳(강변북로 내 13개 지점·올림픽대로·성산로) ▲경기 1곳(수도권1순환도로 의왕시 학의분기점) ▲부산 4곳(횡령대로·대영로·충장대로·보수대로) ▲전남 2곳(국도 29호선 람덕마을·무안공항IC) 등 전국 좌측 진출로 구간은 최소 22곳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한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있는 강변북로만 해도, 입지 여건 탓에 성산대교 북단~마포대교~반포대교~서울숲 등 13개 지점이 좌측 진출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문의한 결과, 전국 각 도로의 좌측 진출로 수에 대한 통계는 없다.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 각 도로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고 한 번도 공식 집계한 바 없다.
엄밀히 따지면, 이 후보와 강 후보 모두 정확한 좌측 진출로 수를 파악하지 못했다. 강 후보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좌측 진출로 지점이 설치된 도로만을 헤아렸고, 이 후보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추산치에 근거해 발언했다.
광주시 보도자료 문구도 전국의 좌측 진출로가 4곳인 것처럼 잘못 독해할 여지를 남겨 혼선을 키웠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산IC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좌측 진출로가 있다는 점을 알리려 했고, '20여 곳 이상 있다'는 후보 발언 자체가 사실과 어긋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지산IC와 여건이 비슷한 고속화도로만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구체적 수치는 지산IC 개통 지연 문제점을 지적하는 쟁점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관계기관에 공식 통계를 요청했지만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산IC는 차량 흐름 개선과 무등산·지산유원지 접근성 향상을 목적으로, 양방향 총연장 0.67㎞, 폭 6.5m의 진출로로 신설됐다. 그러나 독특한 도로 구조 탓에 혼잡과 역주행이나 급정거, 접촉사고 등에 대한 안전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시는 전용차로제 설치 등을 통한 안전성을 확보한 이후 개통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이었던 당초 개통 예정일은 무기한 연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