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접종 가능 두창 백신 패치 개발…부산대·질병청 공동연구

기사등록 2022/04/18 09:16:48

두창 중화항체 효과적으로 형성하고 보관 안정성 높아

[부산=뉴시스] 두창(천연두) 바이러스 가 코팅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저온에서 제조한 이후 상온 유통 및 피부에 자가 투여하는 과정. (사진=부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대가 질병관리청과 공동연구를 통해 자가 접종이 가능한 마이크로니들형 두창(천연두) 백신 패치 개발에 성공했다.

부산대 산학협력단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부산대기술지주회사 제17호 자회사 에스엔비아 등과의 협력을 통해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형 두창(천연두) 백신 패치'의 양산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백신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Vaccines'에 게재됐다. 

두창(천연두)은 두창 바이러스(variola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전신 발진성 질환으로,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감염 질환 중 하나다. 페스트 및 탄저 등과 함께 제1급 감염병(B03)으로 지정돼 있다.

20세기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3억~5억 명이 두창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며, 우리나라는 1910~1961년까지 총 15만2314명의 환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1961년 이후 신규 환자 발생 사실이 없지만, 1979년까지 예방접종은 계속 시행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980년 5월 8일을 기해 두창 박멸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두창 바이러스가 바이오 테러에 이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두창 팬데믹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두창 테러에 따른 새로운 팬데믹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값싸고 투여가 편리한 백신을 만들고 각국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3개 기관(부산대·질병관리청·에스엔비아)이 공동 개발한 마이크로니들형 두창 백신 패치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2세대 두창 백신주(CJ-50300, 에이치케이이노엔)를 기반으로, 부산대가 보유한 '마이크로니들 기반 신속 백신 생산 플랫폼'을 이용, 바이오기업인 에스엔비아가 양산 공정에서 패치형태로 제형화하는데 성공한 산·학·관 공동연구의 결실이라고 대학은 전했다.

[부산=뉴시스] 마이크로니들형 두창(천연두) 백신 패치 및 중화항체 형성 실험 결과. (사진=부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사제형 백신의 경우 전달효율이 매우 우수하지만, 냉동 또는 냉장 저장에 따른 보관비용 증가와 함께 상온에 노출될 경우 변질 가능성이 높아 유통과정에까지 세심한 관리가 수반돼야 하며, 접종 시 전문 의료인의 시술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특히 두창 백신주의 경우 '분지침'이라는 특수한 바늘로 피부를 긁거나 찌르는 난절법(scarification)을 이용해 접종을 시행하도록 허가됐다.

난절법은 피(皮)에 존재하는 T세포를 직접 자극해 주사제보다 더 낮은 농도의 백신으로도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인 백신 접종 수단이다. 하지만 이 접종법은 시행 가능한 의료인의 수가 매우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팬데믹 상황에서 대규모 격리가 수반될 경우 적절하고 신속한 접종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에 반해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마이크로니들 제형은 동물실험에서 피내 면역반응을 유도해 효과적으로 두창의 중화항체를 형성할 수 있고, 높은 보관 안정성(영하 20도에서 1년, 37도에서 4주)으로 인해 주사제 대비 보관 및 유통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확인했다고 대학은 설명했다.

공동교신저자인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 양승윤 교수는 "질병관리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난절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두창 예방접종 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부산대가 보유한 마이크로니들 기반 신속 백신 생산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두창 외에도 결핵, 장티푸스, 인플루엔자, 대상포진 등 다양한 감염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가능한 자가 투여형 백신 패치 개발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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