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묻혀진 진실’...안산서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

기사등록 2022/04/16 17:34:27 최종수정 2022/04/16 18:16:28

김 총리 "정부가 국민 못 지켰다…머리 숙여 사죄"

단원고 생존학생 "정부, 유가족·국민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올려"

유가족 "성역 없는 진상 규명·관련자 처벌" 촉구

[안산=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2022.04.16. jhope@newsis.com

[안산=뉴시스] 박종대 기자 =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8주기 기억식이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 여야 정치인, 일반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기억식 행사는 내빈 추도사, 세월호 참사 단원고등학교 생존 학생 장애진 씨의 '약속의 편지' 낭독, 각종 추모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에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가 추도사를 위해 단상에 올랐다.

김 총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8번째 봄이다. 올해도 안산과 인천, 진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희생자 넋을 기리고 있다”며 “세월호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 중이다. 앞으로 어떤 정부에서도 사회적 참사를 예방하고 국가 역량을 관리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까지 활동기한 내에 조사해서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피해자 지원도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까지 안산에 416생명안전공원을 건립할 예정으로 추모와 치유, 화합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며 “유가족과 안산시민을 위한 공동복합체시설도 개관하고, 진도 국민해양안전체험관도 문을 연다. 유가족 염원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산=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 앞서 유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4.16. jhope@newsis.com

이어 추도사에 나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은 416교육체제를 다시 세웠다. 우리 아이들이 남긴 정신을 통해 학교와 교육을 변화시켰다. 4.16민주시민교육원과 기억교실은 미래세대에 약속과 희망의 길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며 “지난해 국가는 기억교실을 국가기록물 14호로 지정했다. 정말 의미있는 진전이며 결실이다. 304명 희생자가 다 못 이룬 꿈을 희망으로 만들어나가겠다. 경기교육과 함께 해오신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대순 안산시장 권한대행은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핮 지 8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죄스런 봄을 맞고 있다. 세월호 선체는 색이 바라고 녹이 슬고 노란 리본은 빛이 바랬지만 우리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있다”며 “저희는 세월호 참사 희생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안전한 미래를 만드는 데 스스로 노력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전까지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들어설 윤석열 당선인과 정부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진상 규명과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한 관련자 처벌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산=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2022.04.16. jhope@newsis.com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그동안 여러 번 진상조사가 이뤄져 규명에 진전도 있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답은 얻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다. 새정부에서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제반사항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챙겨달라. 이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이라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고, 여야를 나눌 수 없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이를 잊으면 우리 사회가 더욱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기억식을 위해 찾아온 여야 의원, 정부 부처 장관 및 공직자들의 발걸음이 생명과 안전이 존중되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부는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주자는 유가족과 국민을 탄압하고 방해했다”며 “촛불정부의 문재인 정부 역시 이에 방관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당선인과 앞으로 들어설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잘못한 행위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공정과 상식을 위해서라도 진상 규명과 처벌을 완수해서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조성해달라”고 촉구했다.

추도사에 이어 단원고등학교 생존학생의 편지 낭독도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1반이었던 장애진(26·응급구조사) 씨는 “저는 제가 성인이 돼서 사회생활을 하는 지금쯤이면 진상 규명에 가까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그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흘러 진상 규명은 그대로이지만 지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가보려 한다”고 다짐을 전했다.
[안산=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서 416합창단이 기억합창을 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2022.04.16. jhope@newsis.com

장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안이한 대응 태도를 향한 질책도 했다.

장 씨는 “이제까지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한 결과인 세월호 배 인양, 특별법 제정, 특조위 구성, 미수습자 수습 등 이 중에서 정부가 한 일은 무엇이냐”라면서 “항상 유가족과 국민들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려 처음부터 차린 것처럼 했다. 세월호 참사는 사고가 아니다.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하지 않은 건 사고가 아니다. 유가족들이 여한이 남지 않도록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억식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오병권 경기도지사 직무대행,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대순 안산시장 권한대행, 박은경 안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예비후보 등도 함께 참석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월의 봄, 다시 세월호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해마다 4월이면 더 아프다”며 “여전히 아이들의 숨결을 느끼고 계실 가족 한 분 한 분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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