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휴대폰 회선 기준 53.6%…IoT까지 고려하면 31.5%
차기 정부서 점유율 산정 방식, 영업제한 여부 결론 낼 듯
15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SK텔링크 등 이동통신 3사 자회사 5곳의 시장 점유율이 휴대폰 회선 기준으로 53.6%(326만3401회선)로 집계돼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통신 3사의 견고한 시장 경쟁 구도를 타개하기 위해 그 대안으로 알뜰폰 제도가 탄생했는데, 결과적으로 알뜰폰 산업마저 통신 3사 구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 견제 위한 알뜰폰 도입 취지 무색해져
앞서 정부는 이통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 조건으로 2014년에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50%로 제한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등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알뜰폰 회선이 급증하자 이통 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희석돼 당초 의도와 달리 현행법으로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현행 알뜰폰 사업자 기준에는 완성차 기업, 보안회사, 카드 계열사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실제 알뜰폰 IoT 회선 수까지 모수에 포함하면 작년 말 기준 이통 3사 자회사의 점유율은 31.5%로 떨어진다. 앞으로도 IoT 회선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행 산정 방법으로는 알뜰폰 점유율 규제 제한선인 50%를 넘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임혜숙 장관은 지난해 11월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행사 자리에서 "이통 3사 자회사로의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알뜰폰 점유율 산정 시 IoT 회선 포함 여부다. 수익성이 높은 휴대폰 회선과 수익성이 낮은 IoT 회선 시장을 분리하는 식으로 알뜰폰 시장 점유율 산정 방식을 바꾸고 이통 3사 자회사의 영업 확대를 제한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통 3사, 알뜰폰 셈법 달라…고민 깊어지는 과기부
과기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기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장고에 들어간 이유는 우선 새로운 알뜰폰 사업자 및 점유율 산정 기준을 정하려면 이통 3사의 합의가 필요한데 이들의 입장마저 제각각이다.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 1·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는 규제에 반발하는 데 반해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은 SK텔레콤은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라고 결정이 나면 따르겠다며 결을 달리한다.
마냥 밀어붙이기도 마땅치 않다. 알뜰폰 산업을 키워온 주도 사업자들이 LG헬로비전을 비롯해 이통 3사 자회사들인데 이들을 빼면 이용자들이 다시 이통 3사 모회사로 회귀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실제 정부는 2010년 이통 3사가 삼분한 국내 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알뜰폰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후 이통 3사의 알뜰폰 진입을 허가했다. 알뜰폰 시행 초기에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소 사업자들만으로는 가입자를 늘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이통 3사가 판을 키워주길 바란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알뜰폰 시장 가입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알뜰폰 이통 3사 자회사 점유율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구체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기부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 등 이해 당사자들과 알뜰폰 문제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화해 발표할 수 있는 시점은 원활한 협의를 위해 정하지 않고 활발히 얘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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