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에 개발 호재…도봉구 창동역 일대 집값 꿈틀[고개드는 집값②]

기사등록 2022/04/17 06:30:00

창동주공19단지 25평 9.98억원 거래 '신고가'

창동역 일대 단지 줄줄이 예비안전진단 통과

대선 이후 다시 꿈틀 "매수 문의 조금씩 늘어"

[세종=뉴시스]  서울 창동역 인근 음악공연 전문시설 '서울 아레나 복합시설' 부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새 정부 들어서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니 겁먹었던 매수자들이 조금씩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한동안 거래가 뜸했었는데 최근 집 보려는 사람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도봉구 창동 H 공인중개업소 대표)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60.5㎡(25평형)는 지난달 18일 9억98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평형 지난해 8월 최고가 9억7700만원 보다 2100만원 비싼 금액이다.

이는 또 도봉구에서 25평형 아파트 중에 가장 비싼 금액에 거래된 것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가격이 가장 낮은 도봉구도 25평형 가격이 1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창동주공19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5평형 매물 중에서는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케이스로 해당 물건이 로얄 동에 로얄 층 매물이었다"며 "아직까지는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은데 문의하는 사람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거래되는 금액은 들쭉날쭉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같은 단지의 전용면적 68.8㎡(29평형) 매물이 10억4700만원(5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작년 7월에 이뤄진 최고가 11억5000만원보다는 낮은 가격이지만 직전 거래인 지난 3월 8억7000만원(15층)보다는 1억7700만원 높은 것이다.

도봉구 창동역 일대에는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작년부터 창동역과 녹천역 역세권 인근 아파트 단지들이 일제히 재건축 사업을 추진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창동주공 1·2·3단지와 17·18·19단지, 창동역 역세권의 동아아파트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이어 올해들어 창동주공4단지까지 총 8개 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면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등의 공약을 내건 터라 주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져있다.

이에 창동주공 2단지와 18단지, 19단지, 동아아파트 등 일부 단지는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비용 모금에 나서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실제 창동역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하던 시장 분위기가 대선 이후 매수 문의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등 다시 꿈틀대는 기류도 감지된다. 
 
동아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최근에는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금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한동안 손님이 뜸했었는데 대선 이후 기대감 영향인지 이번 달에 한 건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창동역 일대 아파트들은 재건축 이슈 외에도 대형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몇 년 전부터 강북권에서 주목받는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우선 창동역은 기존 지하철 1·4호선에 더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정차할 예정으로 교통망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 이후 11년 동안 공사가 멈춰 흉물로 방치됐던 창동민자역사 개발 사업도 최근 재개돼 대형 복합쇼핑몰 '아레나X스퀘어'로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또 창동역 역세권에 국내 최대 실내 공연장인 '서울 아레나'가 건립 중이고, 창업·문화산업단지 '씨드큐브 창동' '창동 아우르네', '서울로봇과학관' 등 다양한 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
 
창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창동역 일대는 서울 아레나 같은 대형 개발 이슈가 있는데다 중장기적으로는 GTX-C 노선이 정차해 교통망 호재를 누릴 수 있고, 창동주공 노후 아파트들이 신축 단지로 탈바꿈 할 것이라 강북권 지역의 집값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일대 집값이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오른 데다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등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세에 속도가 붙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창동역 인근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가진 돈으로 들어올 수 없는 단지가 됐다"며 "가격도 오르고 대출 이자도 늘어나 매수세가 예전만 못하고,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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