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까지 쌍용차 인수 관심…평택 땅 때문?

기사등록 2022/04/14 07:00:00 최종수정 2022/04/14 07:04:01

평택공장 85만㎡ 부지…시세 1조원 육박

"개발 쉽지 않을 것"…청산 절차 돌입 전망도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쌍용차 인수전에 국내 사모펀드(PEF)가 참여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쌍용차가 보유한 평택 공장이 다시한번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 목적보다는 부동산 개발에 따른 투자 수익 극대화 등 인수 후보자들이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이하 파빌리온PE)는 지난 11일 쌍용차 인수 사전 인수의향서를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빌리온PE 측은 쌍용차의 장기적인 자구회생에 목표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가 불발된 이후 쌍방울그룹, KG그룹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했고 다수의 기업들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사모펀드가 공개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사모펀드가 쌍용차에 관심을 두는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쌍용차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만성적자와 부채 상환 등을 감안할 때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금 대비 극대화된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 상 쌍용차 인수는 결코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는 보유 중인 자산가치를 겨냥한 노림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실제 쌍용차를 인수한다고 해도 쌍용차를 통해 수익을 내기까지는 기약할 수 없는 세월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 정상화보다는 다른 목적을 갖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Y한영이 평가한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되는데 평택 시내에 인접해 있는 85만㎡(약 25만7000평)의 공장 부지가 알짜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땅의 가치는 작년 3월 말 기준 장부금액만 7070억원으로 현재 시세는 1조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특히 수서고속철(SRT) 평택지제역이 개통하면서 쌍용차 평택공장 주변은 이미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해당 부지 역시 용도 변경이 이뤄질 경우 가치가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쌍용차를 인수한 후 평택공장 부지만 팔아도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 역시도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인수를 시도했던 에디슨모터스도 쌍용차 평택 공장 부지를 아파트단지로 개발하겠다는 '플랜B'를 밝혔지만 결국 무산됐고, 노동조합 등의 반대도 있어 아파트 단지 개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인수 이후 개발까지 연간 수천억원대 적자를 견디기도 힘들 것"고 말했다.

머니게임으로 변질되면서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자들이 쌍용차 운영에 대한 관심보다 부동산 개발 차익 등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쌍용차의 운명을 손에 쥔 법원조차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고 분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인수전 추이에 따라 쌍용차의 매각이 무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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