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비대위원, 민주 '검수완박 당론' 공개 비판
"대선 패배 후 최우선 순위가 검찰개혁이라니"
"청년들에게서 검찰개혁 목소리 거의 못 들어"
"검찰 표적수사 공포 이해하나 시대 달라졌다"
"만장일치? 이견 못 좁힌 채 결정" 수정 요구
"김오수 항명만큼 전세사기·혐오 표현에 화내길"
[서울·대전=뉴시스]정진형 홍연우 기자 =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13일 자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대해 "다시 검찰개혁을 1순위로 내세우는 민주당의 모습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저는 두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년인 권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할 자신이 솔직하게 없다"고 했다.
전날 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 당론을 결정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권 비대위원은 "어제 민주당이 입법계획으로 검찰개혁 4월 통과 당론으로 결정했다. 대선패배 이후 시기를 못 박은 유일한 입법 개혁 결정"이라며 "민주당의 우선순위가 검찰개혁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정치개혁법, 평등법 보다도 검찰개혁법이 민주당의 입법 우선순위가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검찰개혁 필요성에 동의하고 의총 결과를 존중한다. 하지만 이번 의사결정 과정에 의견을 낼 수 없었던 저는 이번 결정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지난 5년의 국정운영 평가, 다수당으로서의 국회 운영 평가로 대선에서 졌다. 아깝게 진 게 아니라 국정농단과 촛불의 힘으로 지기 어려운 선거를 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캠페인 중에 전 함께했던 선대위와 1000명이 넘는 청년들을 인터뷰했다. 정부가 잘 해야 할 일로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 주거 불안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용 차별, 수도권 집중, 돌봄 어려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민주당의 우선 순위와 달리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거의 듣지 못했다"며 "아마도 그 청년들에게도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만난 청년들의 우선순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또 "어제 의총에서 나온 안기부에 끌려가는 공포, 검찰 표적수사에 대한 공포가 민주주의를 해친다는 의원들의 절절한 목소리에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지금 국가에 대항한다고 국정원에 끌려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거나, 혹은 사회에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것만으로 공포를 느끼는 동료들은 제게 없다.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말이 아니다. 사회가 달라졌고 절실한 문제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시대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만장일치 당론 채택'이란 말은 제가 어제 본 현장의 토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말"이라며 "이견이 존재했고, 그 이견들이 좁혀지지 않은 채로 결정됐다. 이견이 있었음을 포함해서 결과가 설명돼야 했다"면서 검수완박을 '만장일치 추인'했다는 원내지도부의 발표를 비판하며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오수 검찰총장의 항명에 화내는 것 만큼 전세 사기로 돈 떼어먹은 사건들, 혐오 표현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일에 더 화내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게 젊은 시민의 정당이 되는 길이며 2022년에 걸맞는 정당이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의 입법 우선순위와 대선 패배의 반성이 다시 논의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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