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은 "검수완박 원칙적으로는 찬성"
대한변협 "수사권조정 평가 선행돼야"
형소법학회 "경유차에 휘발유 넣으려"
찬반 엇갈려…속도조절 필요성엔 공감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이날 검수완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같은날 검수완박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검수완박 자체가 부당"…변호사단체 반발
검수완박이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을 개정해 검찰 조직에게서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내고 현재 검찰의 할 수 있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 수사 권한을 별도로 설립하는 중대범죄수사청(가칭)에 넘기는 것을 보통 말한다.
각론에 따라 다르지만, 기존 검찰 조직은 '공소청'으로 이름을 변경해 공소만을 담당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 일반적인 검수완박 시나리오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선 검찰 조직에서 수사권을 떼어내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논리의 핵심은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사력 약화로 인한 국민적 피해 발생 우려 목소리도 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 이유가 "자기들은 어떠한 수사기관으로부터도 조사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봤다. 검수완박 논의 자체가 '수사기관 길들이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건관계인에게도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반대하는 변호사단체들의 지적이다. 수사권 조정 후 경찰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검찰의 특수수사 기법이 사장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은 전날 "민주당 측이 저지른 범죄를 수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수사능력을 '증발'시키려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헌법파괴 책동이어서 결코 정당한 입법권 행사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검수완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들이고, 이익을 보는 것은 처벌을 받았어야 하는 피혐의자들이라는 것이 일부 변호사단체들의 입장이다.
학계에서도 검수완박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를 우리 형사법 체계의 특성이나 역사를 무시하면서까지 도입하려는 것은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으려는 모습과 같다"고 지적했다.
◆"정권 이양기에 형사사법 체계 근간 흔드나"
검수완박에 찬성한다고 밝힌 민변도 논의가 급속도로 추진되는 것에는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변 사법센터는 "검수완박이 아무리 올바른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사권 조정 결과 검찰이 가지고 있는 6대 범죄 수사권 담당자가 사라지게 되는 공백 상태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장관도 "졸속으로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참여연대도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추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변협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형사사법 전반에 걸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하면서 수사권 조정 1년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수사의 초동단계에서부터 검사가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여야 한다는 학계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검사들도 주요 범죄사건에서 주도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민변 논평서 "검수완박 원칙적으로 찬성"
민변은 검수완박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속도조절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불과 약 1개월 앞둔 윤석열 정권 출범 전 급속도로 처리해버리려는 점은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이 아닌 '검수완분'(검찰 조직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분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천 전 장관도 "검수완박의 방향은 옳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도 소추기관과 수사기관을 분리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