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습득한 지갑 안 현금을 나눠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들에게 법원이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대구지법 제8형사단독(부장판사 이영숙)은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22)씨 등 2명에게 각 벌금 50만원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1일 밝혔다.
형법 제59조 제1항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에는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2년간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형벌권은 소멸(면소)한다.
검찰은 절도 혐의로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갑에서 현금을 빼내어 가져갈 당시 피해자가 그 현금을 사실상 지배해 점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지갑 안에 있던 현금은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에 해당할 뿐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재물을 절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점유이탈물횡령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2일 오후 11시36분께 대구 수성구 어린이회관 인근에서 습득한 재물을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자신이 가질 생각으로 가지고 가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와 친구 사이인 B씨는 카카오 바이크(대여 전기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자전거의 앞 바구니에서 피해자 C(25)씨가 두고 간 지갑을 발견한 A씨는 지갑 안에 있던 현금 13만원 중 5만원은 B씨에게 줬고 나머지는 자신이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으로 6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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