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28명, 10일 참사 현장서 선상 추모식
녹슨 세월호 앞에선 헌화·장탄식…"진상규명 최선을"
"가족들, 결코 포기 않고 끝까지 싸워 나갈 것" 다짐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엿새 앞둔 10일 오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현장. 해경 3015 경비함정(3000t급)을 타고 이 곳을 찾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 소속 유가족 28명의 고요한 흐느낌이 거친 파도 위로 울려 퍼졌다.
오전 10시30분에 이르러 경비함이 맹골수도에 다다르자 햇빛을 부수는 파도 사이로 노란 '세월호 부표'가 나타났다. 부표를 확인하러 선미 갑판에 오른 가족들은 여기저기서 깊고 짧은 탄식을 내뱉으며 두 눈을 지긋이 감거나 차마 못보겠다는 듯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묵념을 마친 가족들은 헌화를 위해 선미 난간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파르르 몸을 떨며 눈시울을 붉히는 가족들의 손에는 새하얀 국화꽃이 쥐어져 있었다. 가족들은 선체 난간에 기대 떨리는 손으로 푸른 바다를 향해 새하얀 국화꽃을 던졌다.
몇몇 가족은 노란 튤립과 프리지아를 챙겨와 국화꽃 대신 바다에 던지기도 했다. 일렁이는 거친 파도 위로 수십 여 송이의 꽃들이 눈처럼 내려앉자 가족들은 너나없이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피붙이들을 찾는 가족들의 나지막한 흐느낌이 푸른 파도로 넘실대는 맹골수도 한복판을 가득 채웠다.
선상추모식을 마치고 경비함정이 뱃머리를 돌리는 순간에도 가족들의 애달픈 시선은 노란 부표에 머물러 있었다.
부표를 바라보던 한 가족은 "또 올게, 아빠가 미안해"라며 구슬픈 목소리로 매년 반복되는 영원한 작별인사를 건넸다.
김종기 협의회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난 정부의 방관자적이고 소극적인 태도, 그보다 앞선 정부의 온갖 방해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가족들은 멈추지 않았다"며 "8년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성역없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되지 않아 지치고 힘들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족들은 선상 추모식을 마치고 이날 오후 3시께 녹슨 세월호 선체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만을 찾았다. 신항만에 도착한 가족들은 차분한 발걸음으로 세월호가 거치된 부둣가로 향했다. 선체 앞에 마련된 간이 제단으로 다가선 가족들은 한숨을 내쉬면서 뱃머리 부분에 써진 빛바랜 '세월(SEWOL)' 글자를 바라봤다.
이윽고 20초간 묵념한 가족들은 차례로 국화꽃을 놓으며 헌화했다.
추모식에 참가한 단원고 2학년8반 고 안주현 군의 어머니 김정혜(52)씨는 "새 정부는 국민 화합을 외친 만큼 세월호와 관련된 진상 규명에 있어서도 모든 국민이 원하는 대로 철저히 응해주면 좋겠다"며 "현 정부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대통령기록물 공개와 같은 세월호 진상규명 조사에 보탬이 될 만한 일을 해주며 유종의 미를 거둬 달라"고 당부했다.
장동원 협의회 총괄팀장은 "침몰 원인 규명에 앞서 해경이 선원들을 먼저 구조한 점과 어째서 아이들을 구조해내지 않았는지를 가장 먼저 밝혀내야 한다"며 "올해는 국가가 반드시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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