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희생자 유족들, 인수위 대책에 반발…"文정부와 다를 거 없어"

기사등록 2022/04/08 14:18:30 최종수정 2022/04/08 14:40:44

"코로나특위 논의에 보상 기준 등에 허점 많아"

"보상으로 점철된 회의…진심어린 사과 원한다"

"국내 피해 사례, 개별적 평가로 연관성 찾아야"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백신이상반응 국가책임제 실현방안 보도자료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 피해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2.04.0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백신 접종으로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이전 정부와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8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전날 발표된 인수위 제9차 코로나비상대응특위(제6차 보건의료분과회의)의 실현 방안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전날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위는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국가책임제' 추진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특위는 구체적으로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피해 보상 또는 지원 대상 질환 확대 ▲지원 대상 사업 신설 ▲백신 이상반응 인과성 증빙서류 간소화 및 이의신청 절차 개선 ▲이상반응 신고 및 피해 보상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시 지원 조직 운영 ▲적극적인 피해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적 근거 조항 정비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장성철 코백회 부회장은 "보상 기준 등에 허점이 많아 수위 높은 비판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두경 코백회 회장도 "회의 내용이 보상으로 점철돼 있는데, 우리가 원하는 건 보상보다는 진심 어린 사과"라고 말했다.

단체는 우선 현재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피해 보상이 '인과성이 인정되는 질환'과 '인과성이 명확히 인정되지 않더라도 관련성이 있는 질환'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특위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특위의 주장대로)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아 피해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또 30일 이내 돌연사의 경우 위로금을 지원한다는 '지원 대상 사업 신설'에 대해서는 "30일은 되고 31일은 안 되는가"라면서 "최종 의료행위가 국책사업인 백신 접종이었다면, 90일이든 1년이든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단체는 해외 기관이나 특위 내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에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한 질환에 대해서만 인과성을 인정하겠다는 방침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안정성위원회가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한 심근염만 인과성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백회 상임고문이자 아산충무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인 강윤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의 역학 연구 결과는 백신이 공중보건에 미치는 백신 이상 반응의 피해 정도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지 개별 사례의 인과관계 평가와는 별개다"라면서 "국내에서 개별 백신 피해 사례를 과학적으로 평가한 뒤 인과성 입증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가 개별 피해 사례에 대한 백신 인과관계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면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고 과학적인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며 "이렇게 현 정부와 다를 바 없는 졸속 대책안을 내세운다면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다. 이게 과학적인 건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두경 코백회 회장도 "서양에서 이뤄진 임상시험이 아니라 한국에서 발생한 백신 부작용 피해 사례를 모아서 인과성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궁현우 백신피해자치료시민연대 대표는 "국책사업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국가가 치료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두경 코백회 회장도 "국책사업에 참여한 국민이 왜 사망했는지 국가가 밝혀달라"며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진정한 사과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재훈 기자=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백신이상반응 국가책임제 실현방안 보도자료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관계자에게 윤석열 당선인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2022.04.08. *재판매 및 DB 금지

김두경 코백회 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수위 국민소통분과 관계자에게 "윤석열 당선인과의 면담을 요청한다"며 '제20대 대통령 신임 윤석열 대통령님께 드리는 서한문'을 전달했다.

장성철 코백회 부회장은 "지난달 초 국민소통분과에 서한으로 면담을 요청했는데 답이 없었다. 인수위에서 따로 만나자고 연락한 적도 없었다. 우리의 요구안을 100% 수용할 순 없겠지만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경청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끼거나, 백신 부작용 치료에 전념하다 생활고를 겪는 사람이 많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논의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백회는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단체다. 이들은 지난 1월11일부터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추모 및 촛불집회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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