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완생]"해고 같은 권고사직?…무엇이 어떻게 다른가요"

기사등록 2022/04/09 07:00:00 최종수정 2022/04/09 07:02:41

해고는 사용자 일방적, 권고사직은 서로 간 합의로

권고사직 동의했다면 해고 관련 법적 보호 못 받아

중요한 건 '사직서'…해고 시 사직서 제출·서명 안돼

권고사직 시 사직서 중요…비자발적 사유 실업급여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 막바지 육아휴직 중인 중소기업 직장인 A씨는 복직을 한 달 앞두고 회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 사정도 어려워졌고, 아무래도 아이 키우며 회사 다니기도 쉽지 않을 것 같으니 권고사직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회사는 그러면서 사직서 제출도 함께 요구했다. A씨는 그러나 회사가 말하는 사유가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는다. A씨는 이대로 사직서를 내도 되는 걸까.

해고나 권고사직을 당했을 때 직장인들은 흔히 "잘렸다"라고 표현하며 이 둘을 비슷한 의미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엄연한 차이가 있는 만큼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선 해고근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정당한 이유나 절차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실제로 해고가 이뤄지는 일은 많지 않다. <[직장인 완생]"갑자기 내일부터 나오지 말래요…부당해고 아닌가요?" 편 참고>

그렇다면 권고사직은 뭘까. 권고사직은 말 그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사직을 권고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다. 이는 법적인 용어는 아니며, 해고와도 명백히 구별된다.

권고사직에서 눈 여겨볼 점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권유를 받아들였다는 데 있다.

해고가 아니기 때문에 법에서 정하고 있는 해고의 사유나 절차에 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고 서면통보, 30일 전 해고 예고 및 즉시 해고 시 수당,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해고와 관련한 어떠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만약 근로자가 사용자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떠한 법률적 효력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용자가 사직 처리를 강행한다면 이는 해고에 해당하게 된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이 지난해 9월9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코로나19 고용위기 노동자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9.09. scchoo@newsis.com

특히 해고와 권고사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직서'다.

사직서는 근로자가 사직에 동의했는지, 양측의 합의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에 해고 시에는 사직서를 제출하면 안 된다. 설사 회사의 강요로 인해 제출했다 하더라도 자필 서명만은 해선 안 된다.

또한 간혹 일부 회사가 퇴사 처리나 4대 보험 상실 신고 등을 이유로 사직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주의해야 한다.

권고사직 시에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진 만큼 일반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지만, 작성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권고사직은 실업급여(구직급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업급여는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등 비자발적인 사유로 퇴사한 경우 지급되기 때문에 사직서 작성 시 사직 사유에는 이러한 비자발적 사유를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아울러 퇴직 예정일과 작성한 날짜 등도 제대로 작성해야 하며 분쟁 등 만약을 대비해 작성한 사직서를 사본이나 사진, 스캔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만약 권고사직이 강요에 의한 것이라면 이 때도 역시 근로자는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서명해선 안 된다.

한편 사업주의 경우 합의를 거쳐 권고사직 했음에도 근로자가 향후 부당해고 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근로자 서명이 담긴 사직서를 받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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