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리아·카테리나 푸틴 두 딸에 제재 발표
"美, 딸들이 푸틴 재산 은닉 돕고 있다 믿어"
"우크라 전쟁 계획에 필요한 자원 제공했다"
각각 유전학 연구·정부 방위산업 기술 간부
카테리나, 20억달러 이상 기업 주식 보유 추정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딸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민간인 학살 의혹에…미국, 푸틴 두 딸까지 강력 제재
미국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은 주요7개국(G7) 및 유럽연합(EU)와 함께 부차 사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하고 있는 러시아의 학살 행위에 즉각적이고 가혹한 경제적 대가를 물을 것"이라며 대러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성인인 두 딸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들이 러시아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부를 누려왔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획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베일 벗은 푸틴의 두 딸…장녀 마리아(37)·차녀 카테리나(36)
미국 재무부는 이날 푸틴의 두 딸이 마리아 블라디미로브나 보론초바(37), 카테리나 블라디미로브나 티호노바(36)라고 밝혔다. 마리아는 크렘린궁에서 유전학 연구를 위한 자금을 받은 국영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푸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감독하고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카테리나는 정부 방위산업 기술 간부라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이 세계의 주목을 받기 전까지는 그들의 실체는 비밀리에 감춰져 있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딸들의 신원은 그 자신이나 크렘린궁에 의해 확인된 적이 없다. 성인이 된 후 어떠한 사진도 공식적으로는 공개된 바 없다.
공식적으로 푸틴 대통령은 2013년 이혼한 아에로플로트 승무원이자 항공사 관리였던 류드밀라 슈크레브네바 푸티나와 두 딸을 자녀로 뒀다.
자녀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던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연례 기자회견에서 딸들이 국외로 도피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러시아에 산다.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어느 곳에서도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나는 계속 공부하고 일하는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 "내 딸들은 3개 유럽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나는 내 가족에 대해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결코 스타 어린이가 된 적이 없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은 적이 없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삶을 살 뿐이다"고 했다.
딸들이 "그들의 경력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사업이나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벤처 사업을 시작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WSJ는 "두 여성은 너무 눈에 띄지 않아 많은 러시아인들은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10월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손주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지만 보안 상의 이유로 가족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로큰롤 댄스 대회에서 5위"했던 딸인데…왜 푸틴 두 딸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을까?
차녀인 카테리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립대학교, 모스크바 주립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물리학 및 수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그의 이색 이력도 알려졌다. 일본 문화와 아크로바틱 로큰롤 댄싱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2013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댄스 파트너와 함께 5위를 하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5년 카테리나가 푸틴의 딸이라는 것을 처음 입증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이 이 댄스 대회 사진과 모스크바 주립대학교 웹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을 비교했을 때였다.
그렇다면 로크론 댄싱을 좋아하던 카테리나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딸들이 그의 재산 은닉을 돕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카테리나는 푸틴의 측근이자 로시야 은행의 공동 소유자인 니콜라이 샤말로브의 아들 키릴과 결혼했다. 키릴은 겨우 20살이던 2002년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의 대외 경제 활동 수석 법률 고문으로 임명됐던 인물이다.
카테리나와 키릴은 2013년 결혼해 2018년 이혼했으나, 금전적인 해결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알 수 없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키릴은 결혼 후 2년이 지나지 않아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 시부르의 지분 17%를 인수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러 최연소 억만장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로이터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프랑스 휴양지 비아리츠에 400만 파운드의 호화로운 해변 별장과 20억달러 이상의 기업 주식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마리아는 생물학을 공부한 소아과 내분비학자로 알려졌다. 2019년 러시아 국영 TV와 암 치료를 돕기 위한 의료 벤처 계획을 밝히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사업가 요리스 요스트 파센과 결혼했는데, 그는 푸틴 대통령 주변 엘리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스프롬뱅크에서 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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