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3일 이어 5일에도 서욱 공개 비난
본심은 서욱 아닌 윤석열 당선인 공격인 듯
尹 대선 과정 수차례 대북 선제 타격 언급
긴장 급격 고조 차단 위한 남북 대응 필요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대미·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연일 담화를 발표하며 서욱 국방장관의 대북 선제 타격 발언을 비판했다. 이를 놓고 김 부부장의 본심은 서 장관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압박하는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일에 이어 5일에도 담화를 내 서 장관을 비난했다. 서 장관이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며 대북 선제 타격 가능성을 언급했다.
3일 담화에서 서 장관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김 부부장은 5일 담화에서는 선제 타격 시 북한의 대응 방안을 구체화했다. 김 부부장은 자신들이 먼저 한국을 공격하지 않겠다면서도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이 이처럼 서 장관을 겨냥해 연일 담화를 내놓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물러나게 될 서 장관을 이처럼 맹렬하게 공격하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이 위협하려는 대상은 서 장관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역시 대선 과정에서 선제 타격을 수차례 언급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일찌감치 기를 꺾어놓겠다는 게 김 부부장의 속셈으로 보인다.
그는 1월11일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방지할 계획이 있나'라는 물음에 "만약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거기에 핵이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 대량 살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 이내다. 요격이 불가능하다"며 "조짐이 보일 때 저희 3축 체제 제일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고 하는 선제 타격밖에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1월17일 북한이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뒤에는 "킬체인(Kill-chain)이라고 불리는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겠다"며 "북한 전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정찰 능력을 구비하고, 우리 군도 초정밀·극초음속 미사일을 구비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1월26일에는 중앙선대본부 산하 글로벌비전위원회 주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선제 타격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매우 중요한 우리의 애티튜드(attitude·마음가짐)"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제타격을 바로 한다는 것이 아니다"며 "침략적 도발행위를 할 것이 확실시될 때에, 우리가 적의 미사일 발사기지와 그 도발을 지시한 지휘부에 대한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능력이 있고, 그럴 의지가 있다고 천명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매우 중요한 우리의 애티튜드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의 연이은 담화를 계기로 윤 당선인과 새 정부를 겨냥한 북한의 압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양측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내용은 향후 한반도에서의 사소한 군사적 충돌은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남북 간의 상호 불신, 오해, 증오가 깊어질수록 사소한 실수나 오판에 의한 핵전쟁의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을 특별히 유념하면서 주변국을 포함한 대북정책 새판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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