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서 개인전...선 연작·다완등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선화(禪畵)는 수행이다."
30년 동안 선화 작업을 이어온 법관 스님(강릉 능가사 주지)은 형(形)의 재현에서 벗어나 정신의 힘을 드러낸다.
수행의 방편으로 그림을 택했고, 그림은 이제 그의 삶 자체가 되었다. 차 한 잔을 마시고, 작은 텃밭을 가꾸고, 하루의 15~20시간 동안 그림을 그린다.
화면은 수많은 획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색, 적색, 황색, 흑색 등 가로와 세로의 선과 면, 번짐과 여백으로 조화를 이룬다. 은근히 드러나는 질감과 선의 질서들은 한국 전통 삼베를 연상시킨다.
30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에서 법관 개인전 '선禪2022'전이 개막했다. 지난해부터 제작한 '선' 연작 42점과 직접 빚은 다완과 족자 그림도 선보인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법관의 '선 연작'을 '단색화'라고 지칭했다. "법관은 20여 년에 걸친 미술계의 활동을 통해 이제 후기 단색화의 대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작품들은 이른바 파상(波狀)의 지문이나 나이테를 연상시키는 화면 구성을 통해 새로운 미감을 보여준다"고 전시 서문을 썼다. "명상과 참선을 통해 진리를 찾고자 하는 법관이 그 방편으로 반복을 요체로 삼는 단색화를 그리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호평했다.
선을 긋고 점을 찍는 필획(筆劃)의 반복이 선사한 담백한 색의 향연, 지고한 정신 세계에 조용한 울림이 전해진다. 전시는 5월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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