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병합 비율 미확정…1:1병합 어려울 전망
마일리지 사용·적립처 확대해 병합 전 소진 목적
3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통합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통합 문제에 대해 2019년 기준 제도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지 못하도록 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마일리지 통합 방안도 공정위가 추가 심사하다.
마일리지는 고객이 사용하면 수익으로 전환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회계장부에 부채로 인식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관련 병합 비율 등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건점핑(Gun-juming) 이슈로 아직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현 단계에서 전환 비율 등은 확정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건점핑이란 경쟁당국의 승인 이전에 경쟁사업자인 기업결합 당사회사 사이에서 경쟁제한적인 합의를 하거나 가격 등 경쟁상 민감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를 말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보다 가치가 높기 때문에 1:1 병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보통 1000원에 1마일을 제공했다면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에 1.5마일을 제공해왔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한동안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쓸 방법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양사 통합 작업도 이뤄지고 있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를 최대한 사용하게끔 사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자사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삼성전자 전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전용 적립 몰을 열었다. 또 지난해 7월 네이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스카이패스 600마일리지를 차감하면 구독형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발급해주고 있다.
이밖에 마일리지 복합결제 서비스인 '캐시 앤 마일즈'를 도입해 항공권 구매 시 최소 500마일부터 항공 운임의 20% 이내에서 고객이 원하는 만큼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숙박, 로고상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대한항공 홈페이지 내 ‘마일리지 몰’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삼성전자, LG전자와의 제휴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몰 가전관'을 오픈했다. 아시아나클럽 회원이라면 누구든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내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 적립몰’에서 삼성전자, LG전자의 TV,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결제금액 1000원당 아시아나 마일리지 1마일도 함께 적립 가능하다.
또 지난해부터 기내 면세점 이용 때 가족 마일리지를 합산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워커힐 호텔 등에서도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 업체를 확대해오고 있다. 이마트에서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800포인트를 차감하면 이마트에서 2만원이 할인된다.
한편 양사는 고객들의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구매가 감소한 상황에서 작년 말 만료 예정이었던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1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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