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채용→공무직 전환→전환배치 일사천리
자녀 근무부서 전·현직 공무원과 연결고리 의구심도
박 의장 "공무원 승진 대가로 영향력 행사한적 없어"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박민자(더불어민주당·다선거구·재선) 대전 동구의회 의장의 가족과 관련된 인사청탁 의혹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29일 복수의 동구청 직원들에 따르면 최근 박 의장의 자녀로 A과에 공무직으로 일하는 B(26)씨가 박 의장의 인사청탁과 관련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돌고 있다.
뼈대는 기간제 근로자 채용과 공무직 전환, 공무직 전환 후 최근 전환배치에 이르기까지 박 의장과 구청 전·현직 공무원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혹이다.
B씨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교통과에서 불법 주정차 단속 민원상담 업무의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바 있는데, 2019년 1월부터 공무직으로 전환돼 2021년 12월까지 같은과에 취업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기조에 맞물려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신분에서 불과 6개월여만에 정규직(무기계약)인 공무직으로 곧바로 전환된 케이스다.
약 2년간 교통과 근무를 마친 B씨는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A과로 옮겨 현재 근무중이다. 애초 A과에서 근무하던 공무직 C직원이 의회사무국 의장(부의장)부속실로 옮기게되자 그 자리로 옮기게 됐다.
그런데 이를 두고 박민자 의장이 지난해 12월 구청의 조직개편 조례안과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이유로 들어 의회사무국 의장(부의장)부속실 비서 자리를 추가로 만든 뒤, 자신의 자녀는 C씨가 근무하던 자리에 앉힌 것이라는 소문이 나온다.
자녀 B씨가 평소 악성민원이 대부분인 교통과 근무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상대적으로 근무가 용이한 자리로 옮겨주기 위해 힘을 썼다는 것이다.
공무직의 경우 대개 특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10년 또는 20년 이상 같은 업무에 장기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적으로 근무경력도 짧은 B씨가 용이하게 전환배치를 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공무직 사이에 언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유영주 동구청 공무직노조위원장은 "C씨가 몸이 힘들다고 했었기 때문에, 총무과와 협의를 해 B씨로 전환배치를 한 것 뿐이고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이 과정서 B씨가 박 의장의 자녀라는 사실이 뒤늦게 직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졌고, 적절한 인사절차와 처신이 맞느냐는 논란이 일게 됐다.
구청의 한 직원은 "B씨는 정부의 정규직화 혜택을 보게 된 경우 중에서도 대단히 운이 좋은 케이스인데, 그동안 구청 내에서도 B씨가 박 의장의 자녀인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비밀이 잘 유지돼 왔던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직원은 "차라리 다른 구청에 취업 시도를 했다면 아무런 말이 안나왔을 것"이라며 "현직 구의원 신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신중한 처사가 아쉽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B씨가 교통과 공무직으로 일할 당시 담당과장였던 D씨가 현재 의회사무국 전문위원으로 재직중이라는 점을 고리로, 지난해 12월 박 의장이 구청의 조직개편 조례안 통과를 지지했던 것도 D씨를 연말퇴직에 앞서 서기관(4급)으로 승진시켜주려 한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나아가 애초 B씨가 2018년 기간제 근로자로 처음 채용된 과정에서도 승진인사와 관련해 박 의장의 힘이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나온다. 기간제 근로자 채용의 권한은 전적으로 사용부서장에 있기 때문이다. 당시 담당과장은 현재 퇴직한 상태다.
박민자 의장은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2018년 기간제 근로자 지원사실도 몰랐고 나중에야 알았다. 공무직으로 전환해달라고 한적도 없다. 지금 아이가 옮겨간 자리는 원하는 자리도 아니다. 우리 아이가 가고 나니까 관심을 끄는 자리가 됐다"며 "단언컨데, 그동안 공무원 승진을 도와주는 대가로 아이와 관련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의회에 필요한 공무직 직원을 뽑은 것인데 조례안이 통과되지 않아 없어도 되는 공무직원을 한 명 더 모셔다 놓은 셈이됐다"고 덧붙이고 "D씨는 전임 의장도 의회로 모시겠다고 4번이나 약속했는데 안했다고 해서 제가 모셔온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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