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관련 자금 3000만 달러 요청했지만 거절
美국세청, 최근 몇년 새 예산·규모 줄고 책임 늘어
내부 관계자 "조사 지연·방해 등 고통받게 될 것"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미국 국세청(IRS)이 수사비 제한으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에 대한 제재 집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N은 27일(현지시간) 최근 국세청 범죄수사팀이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요청한 자금 3000만 달러(약 367억8000만원)가 의회에 의해 승인 거절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인 두 명의 의회 보좌관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의원들에게 더 많은 자금을 요구하기 위해 로비를 하고, 보고서를 배포하면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국세청의 집행 자금 증액에 대해 경고해왔던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요청에도 주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범죄수사팀은 대부분의 시간과 자원을 세금 관련 조사에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요원들은 마약, 돈세탁, 테러자금 조달 등을 비롯한 국가안보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2100명의 요원들이 이러한 작전에 투입 중이다.
국세청 관계자들은 범죄수사팀이 계속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자금 요청이 거부된 것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잠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IRS 범죄수사팀 팀장 짐 리는 "(수사자금이 적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거나 올리가르히 제재 등에 있어 우선순위가 새로 바뀔 때마다 기관 내 요원들과 자금을 재할당해야 한다. 이는 다른 조사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뭔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국세청 대변인도 "우리가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려면 다른 기관에서 빼내와야 한다"며 "오늘날 존재하는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대응하려면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승인받지 못한 3000만 달러의 자금은 기록 데이터베이스 라이센스 수를 기존 5개에서 60개로 늘리는데 대한 예산이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요원들이 전 세계 자산을 추적하고 제재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훈련과 관련 고용을 지원한다. 요원들의 수사 업무를 보완해주는 제3자 자원과 계약업체에도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러시아 올리가르히가 암호화폐, 복잡한 기업 구조 등을 통해 미국의 제재를 회피해 은닉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들을 추적하는 것도 지원할 수 있었다.
IRS에 따르면 범죄수사팀은 수년간 자금 부족에 직면해 있으면 2010년 이후 이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25% 줄었다. 규모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관에 주어지는 역할은 미국 내 세금 부정행위나 금융 범죄자들의 범법을 조사하는 것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
2017년부터 러시아 올리가르히를 상대로 불법 자금세탁 수사에 착수했고 최근에는 러시아 내 실체가 연루된 암호화 화폐 거래나 기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조사 횟수를 대폭 늘렸다.
30년 가까이 국세청 범죄수사팀을 이끌었던 돈 포트는 CNN에 "만약 당신이 금융범죄를 다루는 한 기관에 적절한 자금을 공급하지 않고 복잡한 자금흐름을 추적하지 않는다면 제재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300만 달러의 자금 요청을 승인받지 못한 것의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이것은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조 바이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초 서명한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법안에서 다른 재무부 기관은 러시아 제재 관련 자금으로 6100만 달러를 받았다. 법안에는 테러 및 금융정보국 2500만 달러, 금융범죄 집행 네트워크 1900만 달러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지난 24일 수백명의 러시아 하원 의원들과 수십개의 방산 기업들, 러시아 최대 금융 기관 스베르방크의 CEO을 비롯해 러시아 동맹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새로운 제재 대상은 450석의 러시아 하원 의원 328명, 48개 방산업체에 서방 기술 및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재무부가 새로운 제재 조치를 공식 발표한 직후 트위터에 "그들(제재대상)은 개인적으로 크렘린의 정책에서 이익을 얻고 있기 대문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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