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혈액에서 0.000508㎜ 미세 플라스틱 첫 발견

기사등록 2022/03/25 14:23:34 최종수정 2022/03/25 14:30:41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22명서 혈액 샘플 채취

17명에게서 0.000508㎜ 미만 혈중 미세 플라스틱 발견

[서울=뉴시스] 픽사베이 자료사진. 2022.03.25.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진 인턴 기자 =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 혈액에서 발견된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사람의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국제 환경 저널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익명의 건강한 네덜란드 성인 기증자 22명으로부터 혈액 샘플을 채취해 0.000508㎜ 크기 입자를 분석했다.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타이렌(PS),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 5가지 플라스틱을 테스트했으며, 이 중 77.2%인 17명에게서 혈중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서울=뉴시스] 픽사베이 자료사진. 2022.03.25.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50%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함유하고 있었고, 36%가량에선 폴리스티렌(PS)이 확인됐다.

23%에선 폴리에틸렌(PE)이, 표본 한 개(5%)에선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이 발견됐다. 폴리프로필렌(PP)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혈액 샘플에선 동시에 최대 세 종류의 플라스틱이 발견되기도 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뇌, 내장, 태아 태반, 성인 및 유아 배설물에서 발견된 사례는 있었지만, 혈액 샘플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저자이자 생태 독성학자인 딕 베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에 고분자 입자가 있다는 첫 징후"라며 "획기적인 결과다"라고 말했다.

미세 플라스틱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다. 다만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이 동물에게 장 염증, 내장 미생물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인간에겐 염증성 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혈액 샘플을 채취하기 직전 플라스틱에 노출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샘플 채취 전 사용한 플라스틱 커피잔 때문에 혈액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츠머스대 선임 연구원인 페이 쿠시로 박사는 혈액 속의 미세 플라스틱을 측정하려던 이전 시도에서 샘플이 공기 중의 플라스틱이나 장비에서 나온 플라스틱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픽사베이 자료사진. 2022.03.25.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국립해양학센터의 오염 전문가 앨리스 호턴 박사는 "샘플 수가 적고 낮은 농도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된 분석 방법은 매우 확고하다"며 "이러한 데이터는 혈액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 및 나노플라스틱의 존재를 명백하게 입증한다"고 말했다.

베탁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걱정하는 대중은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건물 안에서 더 높은 경향이 있는 만큼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거나 플라스틱과 음식 접촉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tertru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