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7형 발사 성공 사실 대대적 보도
사거리 줄이기도…16일에는 공중폭발까지
김정은, 발사 성공 과시…영화 장면 연출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공중 폭발을 경험하고도 기어이 화성-17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성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5일 화성-17형 발사 성공 사실을 알렸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3일 화성-17형을 발사하라는 친필 명령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 발사 현장에 나갔다. 발사지는 평양 순안공항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순안공항 남쪽 도로에서 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발사 장면을 세세히 공개했다. 북한은 화성-17형임을 확인시켜주려는 듯 김 위원장이 근처에 서 있는 장면까지 노출시켰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길이를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김정은이 일부러 미사일 앞에 서서 사진 찍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화성-17형을 처음 등장시켰던 2020년 10월10일 당시 공개됐던 이동식 발사대를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위원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에 동원된 321번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화성-17형이 진화적 방식으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화성포-17형 무기체계를 주체적 힘의 응결체로, 자력갱생의 창조물로, 공화국 전략무력의 핵심타격수단으로, 믿음직한 핵전쟁억제수단으로 완성시켜오셨다"고 표현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화성-17형이 기존 화성 시리즈의 진화에 따른 모델임을 표현한 것"이라며 "화성-12형, 백두엔진에 기초 14, 15, 17형으로 ICBM 능력 향상시키는 진화적 개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 16일에는 화성-17형 발사 후 평양 상공 20㎞ 지점에서 공중 폭발이 일어났다. 16일 오전 발사된 탓에 평양 주민들이 폭발 장면을 직접 목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위신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랬던 북한은 결국 24일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25일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며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발사요원들과 함께 자신만만하게 걸어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일각에서는 "마치 액션스타처럼 등장했다"는 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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