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김정은, ICBM 발사 유예 파기"
北 발사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근간 흔들
"윤석열 정부 기를 선제적으로 꺾을 의도도"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24일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4년3개월여 만에 발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ICBM 개발과 발사, 이에 따른 북미·남북 관계 악화를 차단하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34분께 평양 순안공항에서 동해상으로 ICBM 한 발을 발사했다. 고각 발사된 이 ICBM의 비행거리는 약 1080㎞, 고도는 약 6200㎞ 이상으로 ICBM의 비행 특성이 드러났다.
이로써 북한은 2017년 11월29일 이후 4년3개월여 만에 ICBM을 재발사했다.
북한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정부 차원의 성명도 나왔다. 정부는 "오늘 북한의 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촉구하는 우리 국민들의 여망, 국제사회의 요구와 외교적 해결을 위한 유관국들의 노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근간이 흔들리게 됐다. 정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이끌어냈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유례없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으며 북한의 군사 도발도 잦아들었다.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때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ICBM을 쏘지는 않았다며 국내에서 이는 대북 강경 대응 여론을 달랬다. 북한 역시 ICBM 발사까지는 하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를 배려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그랬던 북한이 올해 들어 점차 미사일 도발의 강도를 올리더니 이번에 결국 ICBM을 쏘며 문재인 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버린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4월15일 태양절 이전부터 사실상 강대강 대결이 본격화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점에서 현 정부는 물론 곧 집권할 윤석열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도 사실상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며 "북한은 미국뿐 아니라 차기 윤석열 정부의 기를 선제적으로 꺾으려는 의도도 드러낸 셈"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