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투자 수요 줄고, '똘똘한 한 채' 선호 커진다

기사등록 2022/03/25 06:30:00 최종수정 2022/03/25 09:12:43

1주택자 稅 부담 완화·다주택자 보유세 부담 상승

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로 '퇴로' 열려

다주택자 보유 주택 처분으로 매물 증가 효과 기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이 보이고 있다. 각종 세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19.05% 오른 데 이어 올해도 20% 안팎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2022.03.2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려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강남권은 워낙 주택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집값 조정을 받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1주택자 보유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 가운데, 서울의 대표 아파트 단지를 향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형 평형의 공급이 적은 데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규제 대책들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실제 최근 수년간 건설사들이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대형 평형의 희소성이 높아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998년 이후 2015년까지 대형 평형은 연간 전체 공급 물량의 10% 이상의 비율을 유지해 왔지만, 2016년 8.01%를 기록한 이후 2020년까지 5년째 한 자릿수의 비중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9%에 그쳤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전용면적 183.41㎡)'는 지난 17일 5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020년 12월 52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억5000만원 상승했다. 또 지난해 8월 49억5000만원에 거래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168.65㎡)'는 지난 1월 60억원에 거래됐다.

여기에 정부가 오는 6월1일 기준으로 부과되는 올해 재산세·종부세 과표를 산정할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3일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과 함께 1세대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완화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17.22% 급등했으나,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확정하면서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전년과 비슷할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유세 완화 조치에서 다주택자는 배제됐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은 급등한 집값이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되면서 올해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100%로 높아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받고, 연말에 부과되는 종부세의 경우 과세표준액과 주택 수에 따라 중과세(1.2~6.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라도 오는 6월1일 전까지 주택을 매각해 1주택자가 되면 지난해 공시가 기준으로 종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도 17.22% 올라가지만 정부가 보유세 부담완화 방안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1주택자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공시가격이 22억4500만원으로, 보유세를 총 1652만원 냈다. 올해는 공시가격이 25억7700만원으로 보유세를 2358만원가량 내야 하지만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한 보유세는 1718만원 수준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똘똘한 한 채를 향한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라는 일종의 '퇴로'를 열어줄 경우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존 주택을 매각하고,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윤 당선인 역시 다주택자 보유세 완화에 대해 미온적인 만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다주택자들의 절세용 매물 출회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주택자를 중심으로 세금 부담이 완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등 주택 수요가 몰린 지역은 정부의 각종 규제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매물 잠김에 따른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면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양도세 완화가 우선"이라며 "1주택자 중심으로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완화되고,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 유예 등이 본격 시행되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