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훈(32) 무주원대표, 안성면에 연간 300t 유리온실
유럽식 FRT 영농기술과 선진장비를 그대로 재현 선봬
국내 최초 영립(Young Leaf)전문 첨단 유리온실로 주목
친환경, 자동화, 신선도, 기술·생산력 등 세계 최고수준
[무주=뉴시스] 한훈 기자 = 막 30대에 들어선 청년 농업인이 고작 인구 4000명에 불과한 전북 무주 안성면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겁도 없이 세계 최첨단 네덜란드의 FRT(Floating Raft Technic) 엽채류 영농기술과 선진장비를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최근 미국과 유럽방식의 엽채류 스마트팜을 적용해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한경훈(32) 농업회사법인 무주원대표다. 한대표를 만나 FRT방식의 영농기술과 자동화시스템,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로 운영하는 영립(Young Leaf)전문 첨단 유리온실에 대해 들어봤다.
27일 오전 전북 무주 안성면의 무주원 유리온실 앞에서 한경훈 대표를 마주했다. 그의 유리온실은 청년 대표의 의지와 포부만큼이나 작은 농촌마을에 어울리지 않게 규모부터 남달랐다.
세계적인 수준과 트랜드를 반영한 엽채류 유리온실은 해발 450m 준고랭지인 안성면 일대에 1만986㎡ 규모로 자리했다. 유리온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영립 엽채류를 연간 300t 정도 생산 할 수 있다고 한대표는 설명했다. 규모에서 한 번, 생산량에서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FRT방식의 유럽식 영농기술과 전 공정이 핸즈프리 클린 자동화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네덜란드의 기업인 드라이 하이드로포닉스(Dry hydro Ponics)사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 등을 그대로 옮겨왔고, 자연스럽게 파종부터 거의 전과정을 자동화로 운영됐다.
구체적으로 FRT방식은 상토가 담긴 재배판에 씨앗을 뿌리고 씨앗이 뿌려진 재배판을 저온시설에서 싹을 틔운 후, 온실로 옮겨져 수경재배로 이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단순해 보이는 과정마다 숨은 기술과 의미가 담겼다. 당장 재배판에 쓰이는 상토는 유럽에서 바다를 넘어왔다. 이 상토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거름이 든 퇴적토가 아닌 나무 퇴적물로만 채워졌으며 자연스럽게 사용된 상토는 비료로 재활용된다.
또한 생성되는 영립(Young Leaf)은 어린잎과 포기(결구)잎의 장점을 살린 8cm~12cm크기로, 부드러움과 아삭함은 살리고 영양손실이 없으며 별도의 손질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게다가 샐러드는 물론 쌈채소, 겉절이, 샌드위치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영립사이즈는 최근 세계적인 대형 엽채류 온실의 재배 트랜드로, 국내 최초로 무주원이 시도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무주원의 또다른 특별한 강점인 핸즈프리 자동화시스템은 파종과 수확, 포장이 자동화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사람 손을 최소화시켜 채소의 선도와 위생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한 대표는 "농촌은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사람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엽채류는 노동집약적 종목으로 노동력을 줄이지 않으면 농촌에서 손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주원 시스템은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이면서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서 "물의 PH와 EC 관리는 물론 온·습도 빛의 양까지 조절이 가능하고, 여름철에도 문제가 없으며 당연히 모든 재배과정은 무농약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일반재배 방식과 달리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였고, 자연광을 이용하며 재배판부터 상토, 물사용 등 전 소모품을 재활용하는 지속가능한 영농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확과 포장, 예냉시설까지 별도의 이동이 필요없이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시스템을 갖춰 신선도도 일반농작물보다 2주 정도 길게 유지된다. 지리적으로 준고랭지의 장점도 더해져 여름철은 물론 사계절 내내 균등한 최고의 품질을 대량공급이 가능하며 갈변에 놀랄만큼 강한 특징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자재값 폭등, 물류운송 등 수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자가격리 등의 문제로 네덜란드 기술진의 방문도 자유롭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으나 화상통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한 대표의 노력의 결실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 연간 규칙적인 납품이 결정됐으며, 지속인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으로, 4월초 첫 출시를 앞두게 됐다.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18년 전북 스마트팜청년창업교육 과정에서 20개월간 이론교육과 실습, 해외견학, 경영실습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영농기술을 배우고 이후 지속적으로 재배경험을 축적했다.
이어 "초기과정이라 근무하는 직원은 5명이 전부이나 점차 지역사회 내 일자리도 확대해갈 것"이라며 "최상 품질의 엽채류를 사계절 변함없이 고객의 식탁에 올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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