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베트남 주석 통화…시진핑은 취임 후
쿼드 정상과 이미 통화…대중 정책 예고
尹, 후보 때 발언 주목…"필요한 협력만"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는 취임 이후로 미뤄졌다. 윤 당선인의 중국관이 드러나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응우옌 주석과의 통화를 예고했다.
김 대변인은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함께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도 신뢰 관계를 지속해온 우방"이라며 "올해 수교 30주년인데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돼 있다. 한-아세안 동반자관계에서도 베트남의 위치는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통화는 급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중국은 관례적으로 당선인 신분의 경우엔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축전을 보내 왔다"며 "지난번에도 한 번 저희 중국 대사를 통해 편지를 전해온 바 있다"고 말했다. 또 "통화는 보통 당선인이 대통령의 신분이 됐을 때 근일에, 즉 이른 시일 내 통화하는 것이 중국의 그동안의 관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통화 순서를 보면 외교상 우선순위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당선 다음날인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1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15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16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1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했다. 이를 놓고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에 가입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쿼드는 중국에 대항하는 4개국 모임이다.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을 통해서도 중국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28일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간담회에서 "이 정부가 중국 편향적 정책을 쓰고 미·중 간의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나쁜 것으로 끝났다"도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또 "어떤 국가든, 자기의 헌법 이념,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공통적인 국가들끼리는 안보라든가 이런 데서 비밀을 공유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서로 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서로 필요한 협력만 해나가면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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