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인들, 교사채용 교육청 위탁에 반발…헌법소원 청구

기사등록 2022/03/22 08:10:07

사학법인協 "채용 비리 극소수…위헌 소지"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2월 심판사건 선고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 2022.03.22. sccho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사립 초·중·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들이 교사를 신규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교육청에 위탁해 실시하게 한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전날 개정 사립학교법 5개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학교법인 이사장 525명, 교사 5명, 예비교사 5명, 학생 10명, 학부모 20명 등 총 565명이 청구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로고스가 선임됐다.

지난해 8월31일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이 교사를 선발하기 위해 공개채용을 실시할 때, 필기시험은 시도교육청에 위탁해 시행하도록 정했다.

대부분 사립학교가 교원 인건비를 교육청에서 재정결함보조금으로 지급받고 있고, 무상교육이 확대돼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학교법인들은 해당 조항인 사립학교법 제53조의2가 교사 선발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해 헌법이 보장하는 사학 자율성을 침해당했다는 입장이다.

법인협의회는 "(필기 위탁이) 국·공립 학교보다 교원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사학의 건학이념을 구현할 사명감 있는 교원의 선발은 사학에 맡겨 두고, 극소수 학교에서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채용 비리는 다른 수단으로 해결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청, 도의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채용을 교육청에 위탁하지 않는 사립학교에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이후 법이 개정됐다며 "사학의 자율성을 말살함으로써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법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교법인들은 교직원에 대한 관할 교육청의 징계 요구에 불응할 경우 관할청이 이사진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제20조의2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입장이다. 당초 교장에 대해서만 적용됐으나 법 개정으로 교직원까지 넓어졌다.

또 같은 법에 따라 해임된 이사들이 다시 임원으로 선임되려면 적어도 10년이 지나야 한다는 등 선임 제한 기간을 강화한 데 대해서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법인협의회는 "징계 사유가 품위 손상, 교사본분 위배와 같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어 교육청의 의사에 따라 사소한 사안에도 중한 징계 의결이 가능한 등 국가의 개입의 폭이 너무 넓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성애 등 기본적 가치관이 대립하는 분야에서 교육청 의사가 사학에 우선하는 결과를 초래해 종교·사상·이념의 자유도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맞섰다.

현행 헌법에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를 명시한 조항은 없지만,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행복추구권(10조)과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31조 1항), 교육의 자주성(31조 4항)에 따라 보장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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