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측, 용산공원 조기 완공 시사
용산기지 반환 소극적인 주한미군 뜨끔
연합사 연내 이전하지만 완전 반환 아직
미군 토양 오염 해결 없는 졸속 반환 우려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주변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돼있어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해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환 시기는 6월전쯤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개혁 태스크포스(TF)팀장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기자회견장에서 "미군 부지는 전체 면적의 4분의 1 정도를 6월까지 반환받게 되는데 그게 다 국방부 인접 부지"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만약에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을 안 했을 경우에는 제가 알기로 공원화에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고 나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최대한 하여튼 빨리 하겠다는 그 약속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용산공원 조성을 앞당긴다는 취지다.
윤 당선인 인수위는 용산공원을 조성해 시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실을 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예정지(국방부) 인근 반환지를 시민공원으로 조속히 조성하고 개방해 윤 대통령과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한미군은 용산 기지 반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용산공원 조성의 전제조건인 한미연합사령부 이전이 미뤄지고 있다. 용산 기지 부지 중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국 정부가 반환 받지 못한 면적은 전체의 90%에 이른다. 정확히는 용산기지 부지 203만㎡의 10% 정도인 21.8만㎡만 반환 완료된 상태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7월에 "2022년 초까지 50만㎡를 반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평택 험프리스 등에 대체 부지와 시설이 완비되고 용산 잔류 인원을 위한 시설 공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용산 기지를 완전히 반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의 용산공원 조성 계획이 성사되려면 먼저 주한미군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국방부 관계자들이 주한미군 사령관을 찾아가 용산 기지 반환 속도를 높여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서 장관은 "연합사 이전을 연내에 성공적으로 완료해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여건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한미연합사의 연내 평택 이전을 촉구했다.
이처럼 윤 당선인 인수위와 한국 국방부가 재촉하고 있지만 주한미군이 이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주한미군 측은 연내 한미연합사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용산 기지 완전 반환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용산 기지 반환 속도가 높아진다고 해도 이는 졸속 반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용산 기지 내 유류 오염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윤 당선인의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토양 오염 문제를 덮고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녹색연합은 20일 성명에서 "미군기지 반환 절차와 오염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졸속 결정"이라며 "용산공원종합기본계획상 오염 정화부터 공원조성까지 반환 시점부터 7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도 용산공원을 국민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또 "용산은 국내 미군기지 중 가장 많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토양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곳이다. 신속하게 반환받아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계획은 미군기지 반환 절차와 사회적 과제에 대한 몰이해의 방증"이라며 "집무실 이전을 위해 용산공원 조성을 졸속 추진한다면 용산기지 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 미군기지 환경 문제를 개선할 기회를 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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