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비대면, 기회 공정성 박탈 말아야"
"디지털 접근도 개선해서 대책 마련 필요"
지자체·사설업체 등에서 유형 대비도 가능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코로나19 확산, 디지털 플랫폼 진화에 따른 '비대면'은 취준생도 피해갈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됐다. 취준생들은 새로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2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채용 과정에서 비대면을 활용한 화상 및 AI 면접이 증가하는 가운데 해당 전형을 준비하는 청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 전반에 걸쳐 비대면이 뉴노멀로 자리잡은 만큼, 취준생 개인의 노력만으로 채용 과정 상의 부담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는 이 같은 구직 청년들의 '부담'이 비대면 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보고, 보완 및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정성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기회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대면 트렌드로 경제적인 여건이 크게 작용하면, 차별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개선하면 비대면 면접이 본래 목적대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용 전문가는 반복적 훈련을 통해 비대면 전형을 대비할 수 있다며 일단 프로그램 자체에 익숙해질 것을 권했다. 비대면 면접을 통과해 취업에 성공한 이들도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난해 AI 면접 전형을 통과해 해당 기업에 재직 중인 이모(25)씨는 "질문 별로 템플릿이 있다. 예를 들어 '일 못하는 동료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으면 특정 답변틀을 만들어서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런 유형이 있다는 걸 모르고 즉석에서 답변했으면 굉장히 당황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취업컨설팅 전문가 장욱희 커리어파트너는 "처음에는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기업마다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비슷하다. 최근에는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기계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지자체는 구직자가 비대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물리적 지원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경북 구미지청은 이달 구직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AI 면접연습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광주청년센터는 'AI·VR 모의 면접 체험관'을 운영해 면접 기회 및 통신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AI 기술로 지원자의 역량과 인성을 완벽하게 읽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계를 '사람'으로 대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어쨌거나 기계를 설계한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장 파트너는 "AI를 운용하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인사 채용담당자가 사람이라는 사실을 너무 배제하지 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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