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권영세 등 尹 측근들 공개적으로 사퇴 압박
윤 당선인, 직접 거취 관여시 보복 인사 논란 의식한 듯
尹, 당 유튜브에선 "김오수, 심성도 착하고 좋은 사람"
윤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기치로 내건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김 총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고 나오면서 당선인과 당이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일종의 역할분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총장은 국정원장, 국세청장, 감사원장과 함께 4대 권력기관장으로 원칙적으로는 임기가 2년으로 규정돼 있지만 통상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한다는 시각이 더 많다. 임기를 다 마치기도 전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용퇴론이 불거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권 초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반영하거나 국정 운영 동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검찰이 기획수사 등을 통해 사정의 칼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은 만큼 대통령과 검찰총장은 불가분의 관계나 다름 없다. 설사 신 정권에서 임명된 총장이더라도 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면 중도사퇴하는 경우도 있다. 2013년 초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다가 정권의 전방위 압력을 받고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친정권 성향이 강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만큼 두 달 뒤에 정권이 바뀌면 검찰총장도 교체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사건 등에서 수사의 공정성이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고 대선 후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를 흔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권성동 의원이 전날 한 라디오에서 "대장동 수사에 대해서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 거의 없다"며 "앞으로 검찰총장으로서 공명정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그런 각오와 자신과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은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당선인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사견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권 의원이 윤 당선인의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만큼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도 한 방송에서 "임기가 있는 사람들을 그냥 내쫓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그러나 소위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 같은 경우는 스스로 잘 거취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에선 김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서서히 압박 강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윤 당선인은 김 총장의 거취에 관해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전방위 퇴진 압박을 받고 물러났던 만큼 김 총장에게 보복성 인사를 되풀이할 경우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내건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이 훼손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당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김오수 총장의 임기를 보장해주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돼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같이 잘 일할 수 있겠느냐'는 이준석 대표의 질문을 받자, "(김오수 총장은) 제가 같이 근무도 했고, 심성도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면서 "(김오수 총장은)임기가 딱 있는 데다,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잘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고 언급한 적 있다.
김오수 총장은 16일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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