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피아니스트 임동혁 "음악 향한 열망, 끝이 없죠"

기사등록 2022/03/15 14:59:39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 담은 6집 앨범

18일부터 전국 투어…5월 서울 공연

"더 나은 뮤지션이 꿈…꾸준히 연습"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임동혁 피아니스트가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데뷔 20주년 앨범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념 기자간담회에 앞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을 연주하고 있다. 2022.03.1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앞으로의 꿈은 더 나은 뮤지션이 되는 거예요. 저 자신이 녹슬지 않기 위해 예전과 또 다른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하죠."

데뷔 2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임동혁(38)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고 지난 세월의 소회를 밝혔다. 200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1위, 2005년 국제 쇼팽 콩쿠르 3위,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없는 공동 4위 등 세계 유수 콩쿠르를 석권하며 화제가 됐던 10대와 20대를 지나 어느새 30대 후반이 됐다.

임동혁은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억력이나 신체적 능력 등 몸이 점점 퇴화하기 시작하는 건 숙명"이라며 "이를 의식하면서 끊임없이 경계하고 채찍질하려 한다"고 말했다.

"10대와 비교해 지금은 레퍼토리를 늘리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 음악적으로 더 깊이,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선 엄청난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죠."

올해 데뷔 20주년은 슈베르트로 맞는다. 지난 10일에는 슈베르트가 생애 마지막 해에 작곡한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 중 소나타 20번 A장조 D.959와 21번 B 플랫(flat) 장조 D.960을 수록한 6집 음반을 발매했다. 이 같은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로 오는 18일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6월1일까지 성남, 울산, 인천 등 전국투어에 나선다. 5월24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임동혁 피아니스트가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데뷔 20주년 앨범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3.15. pak7130@newsis.com
"지금쯤은 부끄러울 것 같은 연주를 하진 않겠다는 생각에 치게 됐어요. 음반으로 남겨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죠. 최상이라고 묻는다면, 아닐 순 있어요. 이 시기의 제가 담겼죠. 정성 들여 만들었고, 30대 후반 임동혁의 슈베르트는 들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이 듣고 피드백을 해줬으면 해요. 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슈베르트 음악엔 세상만사가 담겨 있다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도 했던 그는 "애증의 관계"라고 했다. "슈베르트를 고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낭만(로맨틱)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딱 중간이죠. 고전적인 방식으로 연주하는데 어렵진 않았어요. 슈베르트는 완벽한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다 보니 피아니스트에겐 치는데 불편한 곡도 있고, 인간적이죠."

임동혁은 지난 20년을 돌아봤을 때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건 여전히 음악을 사랑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아직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음악을 배우려고 하는 열망은 넘친다. 끝이 없더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술, 담배를 배운 걸 가장 후회하고 있다"며 "지금은 체력이, 자기 관리가 아쉬워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웃었다.

클래식계에서 큰 이슈가 됐던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당시로 돌아간다면 "(수상 거부를)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3위에 올랐지만 편파 판정을 이유로 불복, 수상을 거부했다. "꼬리표를 달게 됐고, 커리어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제게 결론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임동혁 피아니스트가 1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데뷔 20주년 앨범 발매 및 리사이틀 투어 기념 기자간담회에 앞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을 연주하고 있다. 2022.03.15. pak7130@newsis.com
7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오랜 세월 함께해왔지만, 무대는 지금도 어려운 존재다. "힘들어하면서도 계속하고 있는 저 자신에게 놀라울 따름"이라며 "왜 그렇게 무대가 두려울까"라고 반문했다.

"무대 공포증이 심하고 예민한데, 꾸역꾸역하는 거죠. 그래도 요즘은 조금 나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한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커요.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 못 보여드리면 아쉽잖아요.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내려오면 너무 행복하죠. 만약에 악마가 제가 가진 실력만 매번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해도 영혼을 팔 것 같다고 말해요. 평생의 숙명이긴 하죠."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연습밖에 없다"고 했다. "최대한 실패하지 않으려고 연습하는 거죠. 그렇다고 두려움이 없어지진 않아요. 실패할 확률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매일 연습하는 거죠. 20대 때보다 지금, 더 연습을 꾸준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임동혁은 피아노와 더 오래 함께하고 싶기에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린다고 했다. 최근에 아트센터인천에서 선보인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도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 "편한 게 좋겠죠. 하지만 매번 똑같으면 녹슬기 마련이죠. 악보도 자꾸 새로운 것을 보려고 하고, 제게 가장 성가신 일이 뭘까 자꾸 생각해요. 정신적으로 늙지 않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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