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민간인 1663명·군인 1300명 사망
폴란드 국경 근처 서부 군사훈련장 '공습'
남부 마리우폴에선 인도주의 위기 '심각'
하르키우·미콜라이우 등 우크라 곳곳 피해
우크라군, 수도 키이우 요새화…"결사항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8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 전쟁으로 민간인 1663명이 사망하고, 1067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UNOHCHR)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24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민간인 1663명이 사망하고, 1067명이 부상당했다.
OHCHR은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정보 수신이 지연되고 있어 실제 민간인 사상자는 이보다 더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군 13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사상자 규모를 발표한 적은 있지만 군병력 손실에 관한 수치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군은 공습 18일째인 13일 서부 야보리우에 있는 군사 훈련 시설을 공격하는 등 전선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남부 마리우폴은 구호물자 수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이날 하르키, 미콜라이우, 드니프로, 체르니히우, 수미 등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이 잇따랐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키예프)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를 요새화하며 결사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마리우폴, 미콜라이우, 드니프로, 체르니히우, 수미 등이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았다.
러시아군에 의해 포위된 남부 마리우폴에서는 식량과 의약품은 물론 식수 공급 등도 끊겨 인도주의적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마리우폴에서는 24시간 동안 22차례의 폭격이 있었다고 시 관리들이 밝혔다. 시 의회는 "현재까지 2178명의 마리우폴 주민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최근 발표된 사망자수(1600명) 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하루 24시간 내내 폭격하고 미사일까지 쏘고 있다. 이건 증오범죄"라며 "그들은 아이들까지 죽이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서 북서쪽 20㎞ 지점에 있는 이르핀에서는 러시아의 공습으로 뉴욕타임스(NYT) 소속이던 영상기자 브렌튼 르노가 사망하고, 기자 2명은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군은 날 새벽 5시45분(현지시간) 폴란드 국경서 10여 ㎞밖에 떨어져있지 않는 야보리우 군사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공격으로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야보리우 군사훈련 시설에서는 그동안 외국 교관들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훈련시켜왔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측은 공격 당시 회원국 소속 교관은 없었다고 말했다. 나토 외 다른 외국인 교관이 있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야보리우 훈련장 공격으로 외국 용병 약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키이우 서쪽으로 48㎞ 가량 떨어진 마카리우의 한 마을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사진 등에 따르면 이 마을의 아파트 단지와 학교, 의료시설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CNN이 전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를 향해 조금씩 전진 중이지만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를 요새화하며 러시아군과의 결사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위성사진 등을 보면 러시아 군용 차량들은 호스토멜 인근 다리에서 이르핀 강을 건너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좌절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르핀에 주둔하며 키이우로 진격하려는 러시아군을 격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주요 다리를 파괴했는데 이는 러시아군에 상당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