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핵심 공약 '원전 강국 부활'
'탈원전'→'원전 계속 운전' 뒤집기
관련 학과 교수들 "기대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시급해"
"일방적 정책 그만…합의로 만들자"
학생들 "서로 그간 고생했다 위로"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원자력 발전 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원자력 관련 학과 교수와 학생을 중심으로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수와 학생들은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에서 벗어나 합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선 후보 공약집을 통해 '청정에너지 글로벌 탑2 기술 강국 실현'으로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원자력·배터리·태양광·수소 기술 분야를 글로벌 탑3 수준으로 집중 육성, 문재인 정부 5년간 25~29%대였던 원전 발전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계획했다. 원전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6~7%대로 낮출 계획이었던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1일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탈원전 이후 에너지 주권을 상실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며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고 안전한 원전 기술을 발전시켜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국내 원자력 정책이 '탈원전'에서 '원전 계속 운전'으로 뒤집힐 전망이 보이자, 원자력 관련 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문 정부에서 관찰된 일방적인 에너지 정책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되는 에너지 정책을 주문했다.
김진원 조선대학교 원자력공학과장은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주장했던 것들이고, 공약으로도 걸었던 내용들이라 바른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며 "공약으로 나온 것부터 학계와 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어정쩡하게 건설이 중단돼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 짓지 않으면서 외국에 파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공사 재개해야 수출도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부터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노후 원전이 나온다. 10년 뒤면 원전 10기의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데,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은 모두 적극적으로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준비돼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빠른 대처로 무탄소 에너지원의 공백을 막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종일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탈원전 정책이 백지화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도 "정책을 뒤집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은 지난하고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윤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는 가치중립적이어야 하는 에너지 정책을 이념적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이를 차기 정부에서 반복해선 안 된다"며 "국민 통합 정부를 표방한 만큼 정치 진영과 무관하게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국민에게 여쭙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 여야를 떠나서 지속 가능한, 가치중립적인 에너지 정책을 만들 수 있는 화합의 공간과 토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련 학과 재학생들도 정부의 탈원전 기조가 끝나고 원전 관련 정책이 정상화될 상황을 맞이해 반갑다고 전했다.
조선대에서 원자력 공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모(28)씨는 "대선 주요 후보 중 유일하게 원전 재개를 약속했던 후보인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도 "무리하게 탈원전 정책을 뒤집기보다는, 탈원전 정책을 지지했던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도록 양쪽 모두의 말과 전문가 조언을 듣는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정부 때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 얼마나 큰 부작용을 갖고 오는지 지켜봤다"며 "대화와 합의를 거친 뒤에,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전부터 계획돼 있던 원전 정책이라도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카이스트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박사과정 중인 조모(32)씨도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했던 공약들이니 만큼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면서 "윤석열 후보 당선 소식이 나오고 이틀 동안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선후배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서로 위로하고 다독여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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