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 시장 지난해 1500억원 규모로 성장…연평균 10% 이상 성장 중
시장 점유율 50% 팔도 축으로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풀무원 등 경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라면업계가 비빔면 시장의 여름 성수기를 미리 선점하려는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30년 넘게 비빔면 시장을 독주해온 팔도비빔면의 아성을 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 3는 물론 지난해 정·백·홍 비빔면을 출시한 풀무원이 새로운 도전자로 나섰다.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팔도는 이달 초 맵지 않은 비빔면을 선보이며 수성 전략을 굳히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원에서 2020년 14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성장해 1500억원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라면시장이 2013년 2조원을 돌파한 이후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는 반면 비빔면 시장은 전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10% 포인트 이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비빔면 시장에서 절대 강자는 팔도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출시 이후 40년 넘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때 8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50%까지 하락했다.
점유율 확대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팔도는 올해 비빔면 모델을 배우 정우성에서 2PM 준호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TV 드라마와 예능에서 활약하는 준호를 앞세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꼬들김 비빔면, 꼬간초 비빔면등 여름 비빔면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도 눈에 띈다. 꼬들김·꼬간초 비빔면 맴지 않은 제품으로 고소한 맛을 강조한 제품이다. 팔도는 매운 빨간소스 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해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을 통해 올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비빔면 시장 매출 순위 2위까지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방송인 유재석을 배홍동비빔면 모델로 내세워 팔도 비빔면의 아성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농심에게 비빔면 시장 2위 자리를 내준 오뚜기도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리뉴얼도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 2020년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8200만개를 돌파한 제품이다.
오뚜기는 이 제품에 배, 매실, 무 등을 추가하는 등 진비빔면 소스 맛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패키지 디자인도 새 단장을 했다. 리뉴얼 제품 패키지에는 '진비빔면의 맛있는 주문, 배사매무초'라는 문구도 사용했다.
또 비빔면 한 개로는 부족하다는 소비자 목소리를 반영해 중량을 20% 늘렸고 술꾼도시여자들의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를 새로운 모델로 발탁, 신규 광고를 비롯해 프로모션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비빔밀면을 앞세워 올해 비빔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제품은 비빔밀면은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와 무로 맛을 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면서 시원한 매운맛을 낸다.
비빔밀면은 총 158g으로 면 중량은 자사 제품인 열무비빔면의 면 95g 보다 24g 많고 면의 양에 맞춰 액상스프도 증량했다. 비빔밀면은 현재 판매하는 국내 비빔면 제품 중 가장 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출시한 정·백·홍 비빔면으로 여름 비빔면 시장을 공략한다. 정·백·홍 비빔면은 다양한 소비층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맛을 세분화한 제품이다.
다른 재료를 추가로 넣어 먹는 경우가 많은 비빔면 특성을 반영해 비빔장 중량 정비빔면 50g, 홍비빔면 55g로 기존 비빔면 제품들(30~38g)보다 넉넉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빔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수 있다"며 "3~4월에 신제품 출시 및 모델 발탁을 끝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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