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한·주일미군-괌 기지 감시 예고
평가절하됐던 미사일 정밀타격 능력 제고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하며 역내 미군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 공격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따라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면서 "군사 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 지역과 일본 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 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 행동 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태평양 괌에 있는 앤더슨 미군 기지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감행되는 미 제국주의 침략 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적대적 군사 행동 성격을 철저히 감시, 감별하고 정황 관리 능력을 높이며 해당 정황에 따라 국가 무력의 신속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우리 당이 중시하는 국가 방위력 강화에 관한 전략 전술적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국가 무력의 신속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그간 개발한 각종 미사일을 쏠 표적을 정확하게 식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향상시켜왔지만 실전 위력은 평가절하돼왔다. 북한에 위성이 없어서 목표 지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그동안 개발한 다양한 신형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실질적이고 운용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감시정찰위성을 개발해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찰위성을 활용함으로써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따라할 수 있다고 봤다.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이란 해양 군사력이 열세인 세력이 해전을 거부하며 해양강국을 상대로 펼치는 전략이다. 중국은 미군 주요 전력이 자국으로 근접하지 못하도록 해상 방어선(도련선)을 여럿 그어놓고 있다. 북한 역시 괌 기지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나름의 도련선을 그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승기 위원은 "북한은 이런 감시정찰위성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인근 태평양상에서의 한미연합 전력 현황을 실시간 감시 정찰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북한식 A2/AD 전략을 점진적으로 구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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