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硏, '근로환경조사' 결과 발표
유해·위험요인 노출-노동시간·강도 등 개선
일자리 전망 긍정 줄고 주관적 건강 부정적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근로환경조사는 유해·위험요인 노출, 노동시간·강도 등 다양한 노동환경 조사를 위해 만 15세 이상 취업자 약 5만명(가구당 1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된다.
조사 결과 근무시간 4분의 1 이상이 진동이나 소음 등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됐다는 응답자 비중은 13개 요인에서 2017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진동 24→23% ▲소음 21→15% ▲고온 24→15% ▲간접흡연 13→5% ▲통증유발 자세 51→38% 등이다.
빠른 작업속도(25%→17%)와 엄격한 마감시간 요구(25%→18%) 등 노동 강도도 낮아졌다.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감정 노동자(40%→38%)의 노동 강도 역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52시간 이상 근무(21%→13%)하거나 야간과 주말에 일하는(51%→43%) 비중도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원은 "이는 주52시간제가 2018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장시간 근로 관행이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무에 있어 동료의 도움(69%→60%)이나 상사의 지지(64%→58%)를 받았다는 응답은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로 소통이 적어진 점과 개인화, 경쟁의 심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언어 폭력(4.8%→5.4%)과 성희롱(0.2%→0.4%) 등을 겪었다는 비중도 소폭 늘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직업에 대한 전망의 경우 긍정적 평가(40%→35%)는 다소 감소하고, 6개월 내 실직에 대한 우려(10%→12%)는 소폭 증가했다는 것이다.
주관적 건강 상태를 '좋은 편'(73%→69%)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줄었다. 대신 두통, 피로, 불안감, 수면장애 등 건강 상태 문항에 부정적 응답이 대체로 증가했다. 관련 지표인 'WHO-5 웰빙 지수'(59점→57점)도 떨어졌다.
특히 일자리 전망의 경우 임금 근로자보다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가, 임금 근로자 중에서는 임시·일용직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 상태도 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좋지 않았다.
연구원은 "이 부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3년 7차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노동환경 변화를 면밀히 추적·분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취업자 5만538명이 참여했다. 자영업자 1만271명, 상용·임시·일용직 등 임금 근로자 3만8518명, 무급가족종사자 1749명이다.
통상 근로환경조사는 6월부터 10월까지 가구 방문을 통해 진행되지만, 이번 조사는 코로나19로 2차례 중단되면서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7개월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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