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천의현 기자 = 조선 정조 시대에 자비대령(差備待令) 화원으로 활동한 이인문과 김득신의 회화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경기 수원화성박물관 열린문화공간 후소에서 열린다.

열린문화공간 후소는 8일부터 12월31일까지 테마전 ‘자비대령화원, 이인문과 김득신’을 개최한다.

 자비대령화원 이인문(1745~1824 이후)·김득신(1754~1822 이후)의 ‘서장대야조도’ ‘강산무진도’ ‘추계유금도’ 등 궁중기록화·산수화·풍속화 복제본 17점을 전시한다.

수원출신 미술사학자 후소(後素) 오주석(1956~2005)의 전통회화 연구자료를 함께 소개한다.

‘자비대령화원’ 제도는 영조 시대에 임시로 운영된 후 정조시대 본격적으로 확장돼 규장각 소속의 자비대령화원 직제가 설치됐다.

정조는 녹취재(祿取才)를 통해 도화서 화원 중 실력이 출중한 이들을 자비대령화원으로 선발했다. 자비대령화원은 어제(御製) 인찰(印札)과 규장각 간행도서 인찰, 도설 작업, 판화작업, 세화(歲畫) 진상 등을 했다. 또 도화서 화원과 함께 어진도사(御眞圖寫)와 도감사역에 참여했다.

이인문은 동갑내기 동료 단원(檀園) 김홍도(1745~1806 이후)와 함께 화원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릴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궁중 회화뿐 아니라 조선시대 최고 걸작의 하나로 꼽히는 ‘강산무진도’를 그렸다.

이번 전시회에서 오주석의 석사학위 논문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의 연구’를 소개한다.

김득신은 자비대령화원 시험인 녹취재에서 풍속화를 그려 합격했을 정도로 풍속화에 뛰어났다. 산수화도 잘 그렸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김득신의 풍속화와 산수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가 열리는 열린문화공간 후소 2층에는 ‘오주석의 서재’가 있다. 오주석은 김홍도와 조선 시대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한 미술사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1995년 ‘단원 김홍도 탄신 250주년 기념 특별전’을 기획하며 김홍도 관련 모든 연구를 섭렵했고, 고문헌을 뒤져 새로운 자료를 발굴했다.

수원화성박물관 관계자는 “정조시대 자비대령화원 제도와 이인문·김득신의 활동은 정조시대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고, 발전된 문화는 후대까지 계승됐다”며 “이인문과 김득신의 회화를 감상하며 조선 후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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