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원통형배터리, 게임체인저 잠재력 있어"

기사등록 2022/03/07 06:00:00 최종수정 2022/03/07 07:37:43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테슬라가 올해 양산하는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가 배터리·완성차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7일 발간한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한 중대형 원통형배터리(4680 배터리)는 2022년 현재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대량 양산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구원은 "4680 배터리는 새로운 화학적 조성 외에도 전기차 배터리에 기술혁신의 여지가 존재함을 시사하며, 4680 출시 이후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이슈는 배터리 폼팩터나 생산원가에 보다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진출 초기부터 생산성이 뛰어난 원통형배터리 기술에 집중해왔고, 설계를 고도화해 높은 상품성의 전기차 개발에 성공했다.

테슬라는 2008년 출시한 '로드스터'에 소비자 가전에서 표준적으로 쓰이던 배터리의 하나인 18650 원통형배터리를 탑재, 원통형배터리의 전기차 적용 가능성을 최초로 입증했다. 2017년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18650 배터리의 지름과 높이를 키운 21700 배터리를 모델3에 채택, 에너지 증가와 더불어 원통형배터리의 원가경쟁력을 강화했다.

테슬라는 올해 4680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올해 중 4680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 양산 개시를 선언했으며, 파나소닉과의 협력해 4680 배터리의 양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테스트 양산에 나섰다.

테슬라 4680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21700)보다 큰 지름 46mm, 높이 80mm의 중대형 원통형배터리로, 단전지 용량을 증가시키며 발생할 수 있는 단점들을 상쇄시키는 새로운 설계기술이 도입된다. 전기저항 감소를 통해 충전시간을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단전지 용량을 증가시키는 설계를 구현하고, 배터리 활성화 공정에 필요한 자원을 감소시켜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연구원은 "4680 배터리 출시 후 배터리 업계의 이슈는 화학적 조성보다는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조용한 혁신인 중대형 원통형배터리는 배터리·완성차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업계는 테슬라 4680 배터리 대량양산 이후를 대비할 것이며, 이는 향후 전기차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며 "중대형 각형과 파우치형에 집중하는 배터리사들은 테슬라가 제시한 중대형 원통형에 상응하는 고속공정에 집중할 것인지 중대형 원통형배터리를 개발할 것인지 선택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중대형 각형과 파우치형을 차용하는 완성차업체들은 4680 배터리 출시 후 원가절감이 된 중대형 원통형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SDI나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사들은 테슬라와 타 완성차업체들의 중대형 원통형배터리 수주에 대비해 연구개발·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원은 "전기차 메가트렌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원가의 40%에 해당하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핵심 이슈"라며 "현존 이차전지기술을 활용한 배터리설계의 개선과 경제성 개선도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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