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사전투표 준비 부족에 곳곳서 불만...비확진자와 동선 겹치기도

기사등록 2022/03/05 19:58:21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투표

생각보다 많은 인원 현장 몰려

[서울=뉴시스] 신재현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일 코로나19 확진자 등도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2022.03.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제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5일, 외출이 허용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에 실제 투표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사전 투표 현장에선 불만과 걱정이 나왔다.

이날 오후 5시 전후로 서울 종로구 교남동주민센터에는 확진자 및 격리자를 위해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 유권자들이 하나둘씩 몰려 들었다. 

방역 당국의 외출 허용을 받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는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일반 선거인과 동선이 분리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임시 기표소는 확진자 및 격리자들을 일반 유권자들과 분리하기 위해 출입문 옆 야외에 설치됐다. 일반 유권자들은 주민센터 4층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오후 4시50분께 확진자 1명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25분만에 임시 기표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일가족에서부터 휠체어를 타고 온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20여명이 대기줄에 서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자 인적사항을 파악하기 위한 본인 확인서, 투표지 투입용 임시기표소 봉투, 봉투 운반 지퍼백 등을 두기 위한 테이블이 임시 기표소 근처에 하나 더 마련됐다.

[서울=뉴시스] 신재현 기자=코로나19 확진자 등이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는 현장. 2022.03.05. photo@newsis.com

해당 주민센터의 첫 확진자 투표자인 임모(65)씨는 이틀 전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넥 워머를 두르고 털모자를 쓴 채 투표에 나섰다.

그는 남편인 김모(68)씨와 인근 아파트에 살아 주민센터까지 걸어올 수 있었다. 사람이 적었던 탓에 약 15분 만에 투표를 마친 임씨는 위층에서 투표 중인 남편을 두고 "서둘러 집에 가 봐야 한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임씨와 달리 인근 서대문구 천연동주민센터 임시 기표소엔 투표를 마치기까지 1시간 가량 기다린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5시35분께 확진자 및 격리자 70명 가량이 주민센터 50m 앞까지 대기 중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인 확인 등을 위한 행정 절차도 지연됐다. 한 사무원은 "확진자 등은 수기로 본인 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라며 "사무원들이 위층에 올라가 컴퓨터에 인적 사항 등을 직접 입력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고 말했다.

결국 오후 6시가 되자 일반 유권자 투표장에서 기표소를 하나 더 가져와야만 했다. 사무원이 대기줄 끝에서 대기하면서 오후 6시 이후에 오는 확진자들은 돌려보냈다.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일 코로나19 확진자 등도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2022.03.05. photo@newsis.com

투표 용지는 준비된 비닐팩에 봉인된 채 투표함이 있는 위층으로 이동했다. 이를 위해 방호복과 페이스 쉴드, 마스크를 쓴 사무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투표에 나서자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유권자들뿐 아니라 사무원들도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50대 A씨는 인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사전 투표를 위해 천연동주민센터에 왔지만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병원에 바로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오후 6시까지 병원으로 돌아가야만 했지만 그 안에 투표를 마칠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확진 판정에 집에서 격리 생활 중인 전모(54)씨는 확진자들과 같은 줄을 서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확진자 등 대기줄이 길다 보니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확진자들과 접촉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사무원은 "사전투표는 관내, 관외 투표자들까지 몰리다 보니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투표소에 올지 예측할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1533만2972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집계된 전국 누적 투표율은 34.69%로, 같은 시간대로 비교하면 지난 19대 대선 24.34%보다 10.35%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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