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격리자들 사전투표왔다가 강풍에 '덜덜'…비밀 투표 불만도

기사등록 2022/03/05 19:53:56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5일 오후 5시께 전북도청 4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가 이뤄지고 있다.2022.03.05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아픈 환자를 이 추운 날씨에 이렇게 오랫동안 밖에 세워두는게 말이 됩니까?"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전북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제20대 대선 투표관리 특별대책에 따르면 확진·격리 유권자들은 투표사무원에게 신분증과 함께 보건소에서 받은 외출안내 문자나 확진·격리통지 문자, 격리통지서를 보여주면 별도로 마련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이날 오후 5시께 전북도청 4층 대회의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하나둘씩 늘면서 대기줄이 길게 이어졌다.

하지만 신원확인과 투표용지 배부 등 복잡한 절차로 인한 지연과 혼선이 빚어지면서 투표를 마치는데 1시간 넘게 소요되는 등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강풍이 부는 날씨에 야외에서 긴 시간을 대기하던 유권자들은 직접 투표함에 기표 용지를 넣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확진자·격리자는 규정에 따라 전용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를 해야 하지만, 투표함이 따로 없어 직접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지 못한다. 이에 투표 용지를 전달받은 투표사무원이 대리로 투표함에 넣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선 40대 남성은 "환자들을 추운 날씨에 1시간이 넘도록 세워 놓을 수 있느냐"라며 "과연 비밀 투표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분개했다.

또다른 확진자 역시 "우리도 유권자인데 직접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직접 넣고 싶다. 차별하지 말라"는 등의 고성방가가 오갔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선관위의 지침에 따라 후보자를 대리해서 각 정당의 참관인들이 투표사무원이 참여한 가운데 투표 용지를 넣고 있다"면서 "이에 중간에 분실될 우려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도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사전투표 2일차인 이날 오후 5시부터 외출이 허용되고, 오후 6시 전까지 사전투표소에 도착해야 한다. 일반 선거인과 동선이 분리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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