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8일만에 조회수 75만뷰로 화제
넷플릭스 시리즈 '위쳐' 주인공 '게롤트'와 비교되며 'K 게롤트'로 인기
가황(歌皇) 나훈아(72)가 뮤직비디오로 '맞짱'을 뜨자 전 세대가 대동단결했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데뷔 55년 기념 앨범 '일곱 빛 향기'의 수록곡 '맞짱' 뮤직비디오가 공개 8일 만인 2일까지 조회수 75만뷰를 기록하며 온라인을 들썩거리고 있다.
'맞짱'은 무심한 세월에 끌려가기 싫은 마음을 노래한 곡. 세월과 맞짱 한번 붙어보자고 어깃장을 부리는 인생의 허무함이 담겼다.
어느덧 일흔이 넘은 나훈아는 "세월을 이길 장사 어디 있겠소"라면서도 "아아아 세월아 맞짱 한번 뜨고 싶다"고 의욕을 다진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일상을 지배 중인, 아직도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한국형 판타지 무협 장르를 표방한 뮤직비디오는 시의적절하다.
나훈아는 영웅으로 분해 마왕과 진정한 한 판 승부(맞짱)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마왕과의 맞짱을 위한 여정을 영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최신 VFX(시각효과기술) 제작 기술도 사용했다.
이미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 '아바타' 등을 통해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맞짱'이 언뜻 어색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불주먹'을 발사하는 장면 등 어느 액션 배우 못지 않은 열연의 나훈아에 대해 찬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콘서트 등에서 평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쇼맨십을 보여주는 나훈아의 기존 이미지도 대중이 판타지적인 요소를 받아들이게 하는 데 한몫했다. 누리꾼들이 짚은 것처럼 나훈아는 '쇼(Show)'적인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안다.
한편에서 누리꾼들은 '맞짱' 뮤직비디오가 영화 '반지의 제왕'과 '듄',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웹게임 '디아블로' 등과 겹쳐 보인다고 반응하고 있다.
이번 '맞짱' 뮤직비디오로는, 나훈아의 모습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위쳐' 주인공 '게롤트'와 비슷하다며 각종 밈이 탄생하고 있다.
원작 소설과 동명의 인기 게임으로 유명한 '위쳐'는 판타지물. 인간 그리고 다른 생명체가 모여 사는 세계에서 화려한 검술로 무장한 게롤트는 고독한 영웅으로 그려진다. '맞짱' 세계관과 확연히 맞닿아 있다.
특히 '위쳐' 시즌1이 공개된 2018년부터 소셜 미디어 등엔 긴 은발과 선굵은 얼굴의 게롤트가 나훈아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이미 떠돌았다. 나훈아는 11년 만인 2017년 컴백해 이후 은발을 휘날리며 콘서트장을 누볐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 '테스형'으로 점잖게 시대를 꼬집은 나훈아는 이번 '맞짱' 뮤직비디오를 통해 액션 히어로 '나크라테스'(나훈아+소크라테스)로 불리며 '영웅물 서사'를 쓰고 있다고 환영 받는 중이다. 이제 나훈아는 '한국의 게롤트' 또는 'K 게롤트'라 불린다.
특히 유튜브가 중장년층이 주요 소비하는 콘텐츠 플랫폼이 된 점도 나훈아 '맞짱' 돌풍의 이유다.
'맞짱'이 이렇게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면서 아직 유튜브를 애용하는 MZ세대에게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나훈아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일곱 빛 향기' 수록곡 '체인지' 뮤직비디오 역시 힘을 실었다.
'체인지'는 마술 같은 사랑에 빠진 젊은이 이야기를 담은 EDM 곡. 특히 뮤직비디오엔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후 주목 받는 댄스 장르 중 하나인 팝핑 댄스 크루 '월드 페임 어스'(이재형·김학남·강호진·이종걸·조인환)가 출연해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훈아의 최초 댄스 뮤직비디오다. 아울러 팝 아트적인 구성으로 세련미도 더했다.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맞짱' '체인지' 두 뮤직비디오 모두 젊은 세대들이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구성"이라면서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창작 열정의 끈을 놓지 않은 그를 보고 중장년층은 위로를, MZ세대는 흥미와 신기함을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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