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단일시장 통합 과정…우크라 가입하길 원해"
피침략국 사상 첫 무기 공급·난민 수용·재정 지원 "연대 반증"
젤렌스키 "우크라인 EU 가입 자격·권리 있어" 거듭 촉구
외신 "단시간 내 가입 미지수"…EU '전폭적 지지·결단' 주목
◆EU집행위원장 "우크라 EU회원국 되길 원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우크라)은 우리에게 속해 있다. 그들은 우리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들이 가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를 (EU) 단일 시장으로 통합하는 과정에 있다. 우리는 에너지 그리드에 대해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긴밀히 협의하는 수많은 주제들이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우리에게 속한다. 우리는 그들을 참여시키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와 우크라가 강력한 연대를 맺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 수용된 난민과 재정적 지원, 군사장비 지원 등 이 모든 것이 우크라와의 깊은 연대를 보여준다"며 "우리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그들은 우리의 원칙을 지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인들은 평화로운 민주주의에서 살기를 원하며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완전한 연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반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선 "신뢰가 완전히 깨졌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 국방능력 강화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며 "거시 경제 지원과 우크라의 EU 가입에 대해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 가입 후보국도 아냐…EU '결단' 주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 가입은 우크라의 오랜 숙원이다. 1991년 소련연방이 해체되고 우크라가 친서방 정권으로 바뀐 뒤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위협이 가시화했을 때부터 가입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그는 지난 26일 연설에서도 "우크라인들은 EU 회원이 될 자격도, 권리도 있다"며 "이것은 우리나라를 지지하는 주요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의 EU 가입이 단시일 내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우크라는 아직 EU 가입 후보국 지위도 얻지 못했다.
현재 후보국은 터키와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등 뿐이다. 이 외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EU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우크라는 EU와 협력 협정(EUAA) 체결국으로 있다.
이와 관련 CNN은 "EU 회원국이 되는 것은 복잡한 절차이며 우크라는 현재 EU 가입 공식 후보도 아니다"고 분석했다.
유로뉴스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우크라의 EU 가입을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가입이 될 것이란 암시는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의 신속한 가입을 위해선 27개 회원국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U 가입 절차는 3단계로 이뤄진다. ①신청국이 이사회에 가입 신청을 하면 ②이사회는 신청 사항에 대해 유럽의회 및 각 국 의회에 통보한다. 이어 ③이사회는 유럽위원회 협의를 통해 재적의원 과반수로 유럽의회 동의를 얻은 뒤 만장일치로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절차를 통과하면 EU와 신청국은 가입조약을 맺는다. 이 때부터 '준회원국'으로 회원국의 혜택을 받게 된다. 또 EU 기구에서 발언권을 갖지만 아직 투표권은 없다.
조약국이 EU의 '미니 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 조약 비준 동의를 거쳐 자국법과의 충돌을 조정하고 별도의 협정을 체결·비준하면 정식 회원국이 된다.
또 회원국이 되려면 "인간의 존엄성의 존중, 자유, 민주주의, 평등, 법의 지배 및 소수자의 권리를 포함한 인권 존중의 가치"를 존중하고 촉진해야 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우크라에 대해 "민주주의"를 언급한 것은 이에 부합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U, 우크라에 완전한 지지…피침략국 사상 첫 무기 지원
EU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에 대해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EU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가입 지지 발언 몇 시간 전 우크라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EU가 침공 당한 국가에 무기와 장비 구매, 수송 자금을 대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군사 지원에 전투기가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EU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언론을 금지하고 러시아 항공기의 EU 영공 통과도 불허했다.
또 우크라 피란민을 최대 3년 간 별도의 망명 신청 없이 수용할 계획이다. 현재 36만 명이 인접국으로 피난한 가운데 EU는 피란민 규모가 4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러시아 일부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일본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접근도 제한한다.
러시아의 외환 거래를 끊고 세계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하는 것으로, 러시아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고강도 조치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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