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변희수 1주기 추모제…"다양성 인정받는 사회로 나아가길"

기사등록 2022/02/27 17:02:50 최종수정 2022/02/27 17:05:41

변 하사 추모 공간 마련…시민, 추모사 적어

'변희수 하사님 용기, 당신 의지 기억하겠다'

심상정 대선 후보 참석…"차별금지법 유감"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제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전재훈 기자 = 성전환 수술 이후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 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변희수 하사의 사망 1주기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군인권센터 등 33개 단체로 이뤄진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7일 오후 서울 신촌 유플렉스 광장에서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공식 행사에 앞서 변 하사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변 하사 사진 앞에 헌화하기 위해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추모사를 적은 포스트잇을 판넬에 붙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변희수 하사님 용기, 당신의 의지 기억하겠습니다', '존재만으로도 버거웠던 삶이라 마음이 아프네요. 그대가 남기고 간 용기와 사랑을 더 많은 마음으로 채워가겠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인정받는 세상이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수십개의 추모사가 붙었다.

추모제에 참석한 성소수자 부모모임 정모(58)씨는 "성정체성 때문에 존재가 거부되고 생업에서 박탈 당하고 사회적 죽음으로 내몰린 변 하사를 추모하러 왔다"며 "자신의 외모와 성적 지향 등으로 인해 약자성을 부여받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받는 진보된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 김모(18)군은 "집회라도 참석하면서 우리가 겪은 아픔과 분노, 슬픔을 털어놓고 표현할 수 있게 됐다"며 "비슷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모여서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제에서 참석해 포스트잇에 추모사를 적었다.2022.02.27.photo@newsis.com

이날 추모제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그는 포스트잇에 '고 변희수 하사님의 영전에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올리겠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심 후보는 "변희수 하사님의 기일은 차별금지법 제정하는 날이 됐어야 한다"며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는 날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방부 장관, 참모총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 후보께서 솔직해졌으면 좋겠다"며 "언론에는 사회적 약자를 말하면서 국회에서는 표가 되는 의제만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 하사의 강제 전역처분은 철회됐지만 국방부는 사망 시점이 저녁 이후라는 황당한 근거로 순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나 대신 국방부 장관이 와서 무릎 꿇고, 참모총장이 와서 사과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추도사를 낭독한 박상훈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활동가는 "변희수 하사는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있었다"며 "부당한 강제 전역 이후에 눈물을 흘리는 기자회견에서 성별 정체성을 떠나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고 했던만큼 군인 변희수로 살아가는 것에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도 바뀌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며 "앞으로 남은 세상의 차별과 혐오를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성소수자들이 여전히 군대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군에서 의문사, 극단적 선택 등으로 사망한 분들을 현충원에 모시기 위해 수많은 분들이 피눈물을 흘리면서 법을 개정했는데 변 하사는 현충원 안장이 못 됐다"며 "죽어서도 현충원에 못 들어가는 성소수자들, 이런 차별받는 군대에서 계속 충성하면서 복무해야 하는가 의구심 갖는 군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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