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48일 만에 유족 탄식·통곡 속 발인·영결식
"이대로 못 보내" 오열…희생자 전원 장례 종료
[광주=뉴시스]이영주 김혜인 기자 = "눈물 흘릴 만큼 흘렸는데 어째서 마르지 않을까요. 평온을 바랄 뿐입니다."
27일 오전 9시 광주 서구 매월동 VIP 장례식장.
사고 발생 48일 만에 치러지는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희생자들의 발인식을 앞두고 검은 상복을 입은 유가족들이 침통한 분위기 아래 장례식장 뒷문으로 모였다.
햇빛이 내리쬐는 곳에 흰 천이 덮인 고인들의 관이 들어섰다. 유가족들은 관을 보자마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에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차례대로 관 위에 국화 꽃송이를 올리던 유가족들은 "○○아…아이고"라며 먼저 떠난 가족을 목 놓아 부르며 통곡했다.
헌화를 마친 가족들은 조사를 읊으며 가장으로서 가족을 위해 헌신한 고인들의 생애를 기렸다.
조사 낭독을 맡은 유가족은 떨리는 목소리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가슴 졸였다. 구조 소식은 없고 비참한 모습으로 돌아온 당신을 보면서 눈물마저 말라 가슴만 치며 통곡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운 혹한의 날씨에도 가족을 희생하며 살아온 당신의 굵어진 손 마디와 흰머리를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 기억하며 훌륭한 아버지로 남편으로 헌신한 당신의 삶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은 15분간 유족들의 마지막 배웅을 뒤로 하고 운구 차량으로 옮겨졌다.
발인을 바라보던 한 유가족은 운구 차량 앞에서 "이대로 못 떠나 보낸다"고 울먹이며 영정 사진을 연신 매만지다, 옷 소매로 눈물을 훔치면서 자리를 떴다.
운구 행렬은 장지인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으로 향했다. 화장장에 도착한 운구 차량의 문이 열리자 유가족들이 허리를 숙여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관이 화장장 입구로 들어서자 유가족들이 위패와 영정을 들고 뒤따랐다. 유가족들은 참담한 표정을 지으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거나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유가족들은 "하늘에선 잘 지내실거야" "힘내"라며 서로를 달랬다. 밤새 고인을 그리워하며 한숨도 못 잤다는 한 유족은 충혈된 눈으로 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애써 웃으며 "우리는 (사고 이후) 겪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겪었는데 왜 이렇게도 마음이 아프냐"고 말하며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화장을 마친 고인들은 영락공원 내 제2추모관에 안치됐다.
앞서 지난달엔 희생자 6명 중 가장 먼저 수습된 1명이 장례를 치렀다.
남겨진 희생자 5명 가족들은 지난 8일 모든 수색·수습이 끝난 뒤에도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장례를 무기한 연기했다. 이후 보상 합의 등이 마무리되며 지난 25일부터 사흘동안 희생자들이 장례식이 진행됐다.
연고지가 강원 지역인 희생자 1명도 이날 발인을 마쳤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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