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래먹거리로 AI 기술을 낙점하고 AI 부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 기술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통합해 2019년 사내회사로 출범시킨 '에어스(AIRS)컴퍼니'를 통해 AI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에어스컴퍼니가 집중하는 분야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차량용 음성형 비서', '스마트 팩토리' 등이다.
에어스컴퍼니는 지난 2020년 수용응답형 모빌리티 '셔클'을 출시하고, 지난해 세종시에서 셔클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셔클은 이용자가 서비스 지역 내 어디서든 차량을 호출하면 대형승합차(쏠라티 11인승 개조차)가 실시간 생성되는 최적 경로를 따라 운행한다. 승객이 셔클 앱으로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해 차량을 호출하고 좌석을 지정하면 앱이 가장 효율적인 위치에 있는 차량을 배차하는 동시에 승하차 지점을 안내한다.
현대차는 로보셔틀에 AI 기반 셔클을 접목해 차량의 이동시간을 줄여주고 배차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남양연구소 내부를 순환하는 셔틀버스는 왕복 기준 총 45개의 버스 정류장에 모두 정차하지만, 로보셔틀은 이용자가 셔클 앱을 통해 승하차를 희망한 정류장에만 정차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로보셔틀을 통해 자율주행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어 AI 소프트웨어 등 관련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대차는 차량의 다양한 기능과 시스템을 편리하게 제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 연구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AI 응용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주목받는 조경현(37) 미국 뉴욕대(NYU)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도 먼저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로 AI 분야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1985년생인 조 교수는 200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컴퓨터과학부를 졸업한 뒤 2015년 뉴욕대 교수로 임용된 지 4년여 만인 2020년에 종신교수로 승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개발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에어스 컴퍼니를 중심으로 조 교수와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AI 기술 적용 및 발전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기반의 서비스 로봇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랩은 얼굴 인식, 자연어 대화, 자율이동 기술을 탑재해 고객과 교감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DAL-e(달이)’를 지난해 1월 공개하고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에서 고객 응대 서비스에 투입했다.
DAL-e는 머리 부분에 장착된 2개의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고 고객의 행동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2개의 라이다 센서로 장애물을 실시간 인지하고 360도 방향 전환이 가능한 4개의 바퀴로 전 방향 자유롭게 이동함으로써 한 차원 높은 비대면 로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로보틱스랩의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AI Processing Service Unit)’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접목시킨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현대차그룹은 올초 AI 연구소 설립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우수인재가 있는 곳에 AI 연구소를 세워 관련 분야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개방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교류를 활성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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