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토막살인범의 자필 편지를 통해 숨겨진 심리를 밝혀냈다.
23일 방송된 '블랙'에서는 사형수의 편지를 분석하여 범죄자의 이중성을 들여다봤다. 편지를 쓴 사람의 정체는 황금장 모녀 토막 살인 사건의 범인인 성낙주였다.
성낙주는 편지에서 "몇 달 동안은 행복했는데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니 세상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며 범행 이전의 삶을 회상했다.
성낙주는 1994년 8월, 황금장 여관의 주인이었던 동거녀를 살해한 후 끔찍하게 시신을 훼손한 뒤 암매장했다. 당시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반 형사 안영호에 따르면 "성낙주는 변기에 사체를 버리면 처리될 거라 생각했다. 근데 그게 맘대로 안되니 토막을 냈고, 30조각 이상으로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권일용은 "이 사건은 살고자 하는 욕구가 엄청 높은 아주 이기적인 가해자가 ‘피해자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당신을 처벌하겠다’라는 분노가 표출된 유형이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다리를 절게 된 성낙주는 승려생활을 하다 절을 떠나 철학관을 운영했고, 그 때 황금장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홀로 중학생 딸을 키우며 여관을 운영하는 피해자를 만났다.
재산에 대한 욕심으로 의도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성낙주는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여관 주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들떴지만, 성낙주는 피해자의 딸이 자신을 싫어하고, 피해자가 성기능에 장애가 있는 자신을 친구와 험담하는 것을 알고 그들을 향한 분노를 키웠다.
또 그는 "같이 잘 살아 보자더니 황금장도 주지 않고 자존심까지 짓밟아 제정신으로 살기 어려웠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피해자의 딸이 가출을 하자 피해자는 성낙주와 사이가 더 틀어졌고, 이에 성낙주는 자신을 무시하는 피해자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권일용은 "피해자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드라마는 범죄자의 생각을, 판결문과 조서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다"라며 드라마는 오로지 성낙주의 주장임을 강조했다.
권일용은 "편지 마무리 즈음을 보면 '영치금을 부탁드려도 될지요'라고 쓰여 있다.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암시를 하며 영치금을 요구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성낙주가 수가 낮은 사기꾼임을 보여준다. 성낙주는 치밀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졌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충격적인 반전은 더 있었다. 성낙주는 피해자가 여관으로 출근한 사이 딸을 먼저 살해했고, 남자를 따라가니 더 이상 찾지 말라고 적힌 딸의 편지를 조작해 딸을 가출로 위장했다.
결국 피해자와 딸, 모녀 모두 성낙주에 의해 사망하게 된 것이었다. 조작된 편지로 체포된 성낙주는 결국 사형 선고를 받게 됐다.
사형을 기다리면 복역하던 중 성낙주는 어렸을 때 해외 입양되어 아버지를 찾겠다고 방송에 나온 에런 베이츠를 보고 자신이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훗날 유전자 검사결과 두 사람은 혈연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형 집행을 미루기 위한 성낙주의 기만적인 행동이었다.
권일용은 "범죄자는 어떤 형태로든 범죄를 저지르고 살아야 하는데, 모든 게 차단된 상황에 제작진을 범죄의 대상으로 잡고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방송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그 자를 읽어낸다는 것을 모른다. 그게 그의 어리석음이다"라고 했다.
장진은 "아침에 해가 뜨고 물리적인 활동을 하다가 밤이 와서 다시 잠을 자는 것이 삶이라 한다면, 가해자는 우리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 사회적 사형 선고를 내렸고, 아직도 고통받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근데 그의 마지막은 평등하게 끝난다? 그걸 용서할 수 없다"며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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